크라이슬러 300, 2026년 순수 전기차로 변신한다


크라이슬러 300C


크라이슬러 에어플로우 콘셉트


언젠가부터 존재감이 희미해진 ‘빅3’ 크라이슬러가 올해 초 CES에서 차세대 전기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이름은 에어플로우 콘셉트. 이 모델을 바탕으로 2025년 자차 첫 번째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며, 2028년까지 완전한 EV 브랜드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스텔란티스 안에서 프리미엄 EV 브랜드로 새롭게 포지셔닝 한다.

최근 크라이슬러의 두 번째 양산 전기차에 대한 소식이 외신을 통해 나왔다. 주인공은 크라이슬러의 대표 세단 300.


크라이슬러 300, 어떤 차?

한국에서 크라이슬러 300은 300C로 더 유명하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시절 등장했던 1세대 300C는 2005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플랫폼을 바탕 삼았다. 벤틀리를 연상시키는 클래식한 외모에 5m가 넘는 웅장한 차체,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가져온 엔진과 서스펜션, 사륜구동 시스템 등을 장착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전형적인 미제 대형 세단과 독일 기술이 맺은 결실이랄까.

수상경력도 빛났다. 미국 모터트렌드가 선정한 ‘올해의 차’와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했고, 2년 연속 카앤드라이버 베스트 10에 올랐다. 그러나 2011년 등장한 2세대부턴 존재감이 다소 흐릿해졌다. 심심하게 변한 앞모습과 크게 다를 거 없는 플랫폼 & 파워트레인이 발목을 잡았다. 현재까지 모델 체인지 없이 판매하고 있는 ‘사골 중의 사골’ 세단이다.

3세대 300은 대형 전기 세단으로

드디어 크라이슬러 300의 후속 모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북미 언론에 따르면 오는 2026년 300의 후속을 출시할 전망이다. 또한, 스텔란티스의 새로운 브랜드 전략에 따라 크라이슬러가 EV 전문 제조사로 탈바꿈하는 만큼, 차세대 300은 순수 전기 세단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성능제원은 올해 초 공개한 에어플로우 콘셉트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이 차는 스텔란티스의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STLA’를 품었다.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563~643㎞가 목표. 특히 고성능 SRT 브랜드를 전기차에서도 구현할 예정이다.

마침 300이 부활할 ‘명분’도 제대로 깔렸다. 현재 자동차 업계는 ‘뉴트로’ 열풍이 뜨겁다. 과거 단종 시킨 ‘레전드’ 같은 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해 부활시키는 전략이다. 지프 왜고니어, 포드 브롱코, GMC 허머 EV, 랜드로버 디펜더 등이 좋은 예다. 이들 대부분 각지고 클래식한 겉모습을 지녔다. 크라이슬러 300은 여기에 딱 맞는 외모를 지녔다. 투박하고 중후한 300 특유의 3박스 차체를 유지하되, 최신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어 시장에 뛰어든다면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1세대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크라이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