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손 차맛 음미… 아이가 달라졌어요 [제25회 인설 차문화전·차예절 경연]

김샛별 기자 2024. 10. 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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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부~대학부 5개 부문 참가자
공수법·절하기·차내기 실력 겨뤄
가천대 이지섭 ‘대상’ 수상 영예
'제25회 전국 인설 차 문화전-차예절 경연대회'가 열린 지난 19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차예절 경연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정성을 다해 차를 우려내고 있다. 조병석기자

 

“한복을 입고 차(茶) 예절을 배우면서 전통 차 문화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지난 19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에서 열린 제25회 전국 인설 차문화전·차예절 경연대회 행사장. 형형색색의 한복을 차려 입은 아이들은 먼저 손을 모아 공수법으로 인사한 뒤 고사리 손으로 조심스레 차를 따른다. 이어 차분하게 여러 잔에 차를 나누고, 두 손으로 잔을 잡고 마신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신아리나양(13)은 “평소 다도 수업을 듣고 있어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천은 물론 전국 청소년과 시민들이 전통차 예술을 뽐내면서 차 문화가 널리 퍼져나가고 힜다.

㈔규방다례보존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전통 차 예절을 통해 고유의 미풍양속과 예절을 일깨워 줌으로써 효(孝), 예(禮), 지(智), 인(仁)을 겸비한 인물로 성장하도록 돕는 제25회 전국 인설 차문화전·차예절 경연대회를 했다. ㈔한국차문화협회·가천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인천시·인천시의회·인천시교육청·가천대 길병원 등이 후원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유치부에서 대학부 등 5개 부문에서 공수법(절하기에 앞선 손가짐 자세), 절하기, 차내기(차를 우려내 마시기까지의 전 과정), 한복 바로입기, 입·퇴장 예절, 응대법을 선보였다.

19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열린 '제25회 전국 인설 차 문화전 차예절 경연대회'에서 최미리 가천대 수석부총장, 최소연 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이 등 임원진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가천대 제공

대상은 가천대 운동재활학과 이지섭씨(28)가 수상했다. 최우수상은 대학부 이수민(장안대) 외 3명, 고등부 황유진(문일여고) 외 3명, 중등부 최아린(인천 성리중) 외 3명, 초등부 박세연(ICS 국제학교) 외 3명, 유치부 이예성(아이정원어린이집) 외 4명이 차지했다.

특히 행사장에는 경연 대회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시민들은 직접 가마솥에 차를 덖어 내는 차 만들기, 녹차 솜사탕 만들기, 떡메치기, 전통 발물레 등을 체험했다. 또 녹차와 황차, 가루차, 홍차, 냉차 등을 맛 볼 수 있는 시음회와 가루차행다례 시연, 연수구립관악단 공연 등도 펼쳐졌다.

최소연 규방다례보존회 이사장은 “앞으로도 아이들의 다례시연과 함께 차를 즐기며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최소연 ㈔규방다례보존회 이사장 “차 문화 세계화로 국격 높일 것”

최소연 (사)규방다례 보존회 이사장. 조병석기자

“아름다운 전통 유산인 차(茶) 문화 밑바탕에는 ‘예(禮)’가 녹아 있습니다. 예가 깃든 전통 차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데 힘쓰겠습니다.”

최소연 ㈔규방다례보존회 이사장은 “나를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차 문화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인성 교육에 최고”라며 “미래 세대들이 차 문화를 이어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에 차 문화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규방다례 보존회의 초대 이사장이자 어머니이신 이귀례 명예 이사장의 뜻을 받들어 차 문화를 보급하고 알리는 일에 힘쓰고 있다. 그는 어머니에게서 아이들이 효(孝), 예(禮), 지(智), 인(仁)을 겸비한 인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배웠다.

최 이사장은 “예절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차 문화에는 ‘예’가 녹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차를 가까이한다면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학교 폭력 같은 문제도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문화를 통해 예를 가르치기 위한 노력 중 하나가 ‘전국 인설차문화전-차예절경연대회’다. 규방다례 보존회는 2000년부터 대회를 열어 유치원생부터 대학생들에게 차 예절을 알리고 차세대 차인(茶人)을 육성한다.

25주년을 맞이한 이번 대회에는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300여명이 참가해 공수법, 절하기, 차내기, 한복 바로 입기, 입·퇴장 예절, 응대법 등을 선보였다.

19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열린 '제25회 전국 인설 차 문화전 차예절 경연대회'에서 최미리 가천대 수석부총장(사진 왼쪽)과 최소연 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이 차를 덖고 있다. 가천대 제공

최 이사장은 “1천3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차 문화가 어린이, 청소년들에 의해 계속 꽃 피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5년 동안 대회를 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이 차 문화 경험을 통해 새롭게 성장한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보람 있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의 목표는 전통 차와 차 문화를 세계화하는 것이다. 그는 K-팝(POP)이나 드라마가 글로벌 문화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문화에 ‘예’와 인류 보편의 지혜와 경험이 녹아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전통 차 문화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다양한 문화 중에서 차 문화는 품격 있는 문화이며, 그 나라의 국격을 보여 주기도 한다”며 “대한민국은 양반, 선비의 나라로 옛부터 전통 문화와 예를 소중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통 차 문화를 세계화해 대한민국이 어떤 품격을 갖고 있는 나라인지 보여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전통 차와 차 문화에 자긍심과 매력을 느낀다면 세계화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전통 차 예절을 알리면서 대중적인 차 문화 보급 방법 등도 함께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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