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손 차맛 음미… 아이가 달라졌어요 [제25회 인설 차문화전·차예절 경연]
공수법·절하기·차내기 실력 겨뤄
가천대 이지섭 ‘대상’ 수상 영예

“한복을 입고 차(茶) 예절을 배우면서 전통 차 문화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지난 19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에서 열린 제25회 전국 인설 차문화전·차예절 경연대회 행사장. 형형색색의 한복을 차려 입은 아이들은 먼저 손을 모아 공수법으로 인사한 뒤 고사리 손으로 조심스레 차를 따른다. 이어 차분하게 여러 잔에 차를 나누고, 두 손으로 잔을 잡고 마신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신아리나양(13)은 “평소 다도 수업을 듣고 있어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천은 물론 전국 청소년과 시민들이 전통차 예술을 뽐내면서 차 문화가 널리 퍼져나가고 힜다.
㈔규방다례보존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전통 차 예절을 통해 고유의 미풍양속과 예절을 일깨워 줌으로써 효(孝), 예(禮), 지(智), 인(仁)을 겸비한 인물로 성장하도록 돕는 제25회 전국 인설 차문화전·차예절 경연대회를 했다. ㈔한국차문화협회·가천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인천시·인천시의회·인천시교육청·가천대 길병원 등이 후원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유치부에서 대학부 등 5개 부문에서 공수법(절하기에 앞선 손가짐 자세), 절하기, 차내기(차를 우려내 마시기까지의 전 과정), 한복 바로입기, 입·퇴장 예절, 응대법을 선보였다.

대상은 가천대 운동재활학과 이지섭씨(28)가 수상했다. 최우수상은 대학부 이수민(장안대) 외 3명, 고등부 황유진(문일여고) 외 3명, 중등부 최아린(인천 성리중) 외 3명, 초등부 박세연(ICS 국제학교) 외 3명, 유치부 이예성(아이정원어린이집) 외 4명이 차지했다.
특히 행사장에는 경연 대회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시민들은 직접 가마솥에 차를 덖어 내는 차 만들기, 녹차 솜사탕 만들기, 떡메치기, 전통 발물레 등을 체험했다. 또 녹차와 황차, 가루차, 홍차, 냉차 등을 맛 볼 수 있는 시음회와 가루차행다례 시연, 연수구립관악단 공연 등도 펼쳐졌다.
최소연 규방다례보존회 이사장은 “앞으로도 아이들의 다례시연과 함께 차를 즐기며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최소연 ㈔규방다례보존회 이사장 “차 문화 세계화로 국격 높일 것”

“아름다운 전통 유산인 차(茶) 문화 밑바탕에는 ‘예(禮)’가 녹아 있습니다. 예가 깃든 전통 차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데 힘쓰겠습니다.”
최소연 ㈔규방다례보존회 이사장은 “나를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차 문화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인성 교육에 최고”라며 “미래 세대들이 차 문화를 이어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에 차 문화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규방다례 보존회의 초대 이사장이자 어머니이신 이귀례 명예 이사장의 뜻을 받들어 차 문화를 보급하고 알리는 일에 힘쓰고 있다. 그는 어머니에게서 아이들이 효(孝), 예(禮), 지(智), 인(仁)을 겸비한 인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배웠다.
최 이사장은 “예절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차 문화에는 ‘예’가 녹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차를 가까이한다면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학교 폭력 같은 문제도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문화를 통해 예를 가르치기 위한 노력 중 하나가 ‘전국 인설차문화전-차예절경연대회’다. 규방다례 보존회는 2000년부터 대회를 열어 유치원생부터 대학생들에게 차 예절을 알리고 차세대 차인(茶人)을 육성한다.
25주년을 맞이한 이번 대회에는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300여명이 참가해 공수법, 절하기, 차내기, 한복 바로 입기, 입·퇴장 예절, 응대법 등을 선보였다.

최 이사장은 “1천3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차 문화가 어린이, 청소년들에 의해 계속 꽃 피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5년 동안 대회를 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이 차 문화 경험을 통해 새롭게 성장한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보람 있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의 목표는 전통 차와 차 문화를 세계화하는 것이다. 그는 K-팝(POP)이나 드라마가 글로벌 문화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문화에 ‘예’와 인류 보편의 지혜와 경험이 녹아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전통 차 문화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다양한 문화 중에서 차 문화는 품격 있는 문화이며, 그 나라의 국격을 보여 주기도 한다”며 “대한민국은 양반, 선비의 나라로 옛부터 전통 문화와 예를 소중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통 차 문화를 세계화해 대한민국이 어떤 품격을 갖고 있는 나라인지 보여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전통 차와 차 문화에 자긍심과 매력을 느낀다면 세계화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전통 차 예절을 알리면서 대중적인 차 문화 보급 방법 등도 함께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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