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최강은 김혜성” 팔 굽혀 펴기 1000번 실화냐?

LA 다저스 공식 SNS

난데없는 질문

때 : 2026년 2월 17일 (미국 서부시간)

곳 : 애리조나 캐멀백 랜치 (LA 다저스 스프링캠프)

구단의 한 스태프로 추정된다. 아마 그렇다면 SNS 담당자일 것이다. 촬영한 쇼츠(짧은 동영상) 하나를 올린다.

설문 조사 형식이다. 여러 선수를 붙잡고 묻는다. 질문이 난데없다.

“팀에서 푸시업(팔 굽혀 펴기) 가장 잘할 사람은 누구지?”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두 번째 물음이 난감하다.

“반대로 가장 못할 것 같은 사람은?”

미국 아닌가.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곳이다. 각자 솔직한 대답을 내놓는다.

“누가 (푸시업으로) 최고냐고? 요시(야마모토 요시노부) 같은 사람 아닐까? 아마도 그는 둘 중 하나일 거야. 가장 잘하거나, 아니면 반대 거나.” (내야수 무키 베츠)

“(어이없게 웃더니) 가장 잘하는 사람? 무키(베츠) 일 듯. 왜냐하면 힘도 중요한데, 몸이 조금 더 가벼우니까. 힘도 세고, 무게도 덜 나가니까, 무키가 가장 많이 할 것 같고. (가장 못 할 것 같은 사람?) 그 거야 파헤스!!!” (내야수 김혜성)

“아마도 베시아 아닐까? 못 하는 사람? 그건 너무 어려운데? 투수 쪽이겠지? 잭(드라이어) 일 것 같다. 왜냐고? 딱 그래 보여서.” (투수 블레이크 트라이넨)

“킴(혜성)이 제일 잘할 것 같고. (알렉스) 베시아는 좀 어려울 듯.” (투수 잭 드라이어)

“(잘할 사람은) 무키, (못 할 사람은) 로키 (사사키).”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토미(에드먼)가 잘할 것 같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가장 못 할 듯.” (외야수 앤디 파헤스)

“(정확한 한국식 발음으로) 김혜성, 못 하는 건 나.” (투수 사사키 로키)

“혜성이 잘할 거고, 폴 저베이스는 안 될 듯.” (포수 달튼 러싱)

LA 다저스 공식 SNS

평지풍파(平地風波)를 일으킨 답변

하지만 평지풍파가 일어난다. 딱 한 사람 때문이다. 클럽하우스 리더라는 인물이다. 내야수 미겔 로하스가 폭탄 발언을 내뱉는다.

“못 하는 사람? 그거야 당연히 블레이크 스넬이지. 100% 확실한 얘기다. 여기 캠프에서 가장 약한 녀석이거든. 그 친구 운동 선수지. 마운드에서는 공도 좀 던지지. 하지만 그렇게 강하지 않아.”

웃음기 하나도 없다.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단언한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그러나 무사할 리 없다. 다음날 다시 카메라 앞에 선다. 전날 일에 대해 뭔가 할 말 있는 표정이다. 두 손을 공손하게 모은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사과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팀 동료인 블레이크 스넬에 대한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 그는 우리 캠프에서 가장 약한 남자가 아니다. 관심을 끌어 보려고 괜한 말을 지어냈다.” (로하스)

그러자 카메라 밖에서 누군가 제지한다. “컷, 컷, 컷.” 안 봐도 뻔하다. 언급된 그 인물이다. 바로 블레이크 스넬이다. 그리고 참견이 시작된다.

“아니지, 아니지. 그냥 그렇게 끝낼 게 아니지. 내가 오늘 벤치(프레스) 100파운드 하는 걸 봤다는 얘기도 해야지.” (스넬)

이미 다소곳한 로하스다. 상대가 원하는 말을 그대로 되풀이해 준다. 그런데 그걸로 끝이 아니다. 또 다른 요구 사항이 추가된다.

“스쿼팅도 있잖아. 내가 600파운드 무게도 치는 걸 봤잖아.” (스넬)

“그렇다. 봤다. 쇼헤이(오타니) 보다 훨씬 무거운 걸 해내더라. 데드리프트도 엄청나다. 이 친구는 말 그대로 짐승이다.”

그제야 화가 풀린다. 용서도 이뤄진다. 민원인이 가벼운 포옹으로 화해를 허락한다.

역시 다음 날 다저스가 SNS에 올린 영상이다. 물론 실제 상황일리 없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 같은 연출이다.

미겔 로하스의 사과 방송. 왼쪽이 스넬. LA 다저스 공식 SNS

4표 김혜성과 3표 베츠의 박빙 승부

그러나 진실은 숨어 있다. 리더 로하스의 또 다른 대답이다.

“(팔 굽혀 펴기) 제일 잘할 선수? 그건 킴(혜성)이지. 엄청 강하거든. 그리고 몸이 크지도 않아. (그래서 더 유리하지.) 아마 여기 있는 모두와 대결해도 다 이길 거야. 그 친구, 진짜 강해.” (로하스)

그의 안목은 정확하다. 다른 동료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이날 설문조사 1위는 김혜성이었다. ‘팀에서 가장 푸시업 잘할 것 같은 선수’로 꼽힌 것이다. 로하스 외에도 드라이어, 사사키, 러싱이 투표했다.

2위는 무키 베츠다. 김혜성과 야마모토, 맥스 먼시가 인정했다. 1, 2위가 1표 차이로 갈린 셈이다.

다시 다음 날이다. 영상 하나가 추가된다. 배경은 역시 훈련장이다. 잔디 위에 누군가 엎드려 있다. 다수가 최강자로 꼽은 ‘킴’이다. 예의 팔 굽혀 펴기를 열심히 하는 중이다.

제작진이 묻는다. “하이, 혜성. 뭐 해?”
‘유창한’ 영어 대답이 돌아온다. “오, 하이. 몸 풀고 있어(My warm-up).”

옆에는 스태프 한 명이 돕고 있다. 손에 계수기가 들렸다. 흥분된 목소리로 숫자를 외친다.

“999, 1000, 1001, 1002….”

1000개를 가볍게 넘기다니. 역시 동료들의 눈은 정확하다.

물론 조금 이상하긴 하다. 숨소리는 조금도 흩어짐이 없다. 심지어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그러나 진지함은 넣어두시라. 어디까지나 영상일 뿐이다. 별 것 아닌 푸시업 하나로 흥미로운 스토리가 이어지는 셈이다.

그렇다고 영 무시하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테마는 남는다. ‘김혜성은 강하다.’ 여러 팀 동료들도 그걸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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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쌓인 목격담들

이미 그에 대한 목격담은 많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일주일에 엿새나 하고 있더라.” (스포츠넷 LA 중계팀)

“먹는 단백질을 한 번에 40g씩 하루 5번이나 섭취하더라.” (스포츠넷 LA 중계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근육이 많고, 강해 보인다. 아마 우리 팀에서 가장 체지방이 적은 선수가 아닌가 한다. 그의 폭발적인 스피드도 그런 몸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

“굉장히 강한 몸을 가졌다. 미국 선수들도 물어보더라. ‘얼마나 무거운 걸 드는지’. ‘왜 그렇게 훈련하는지.’ 놀라면서도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다저스 일본인 트레이너 나카지마 요스케)

“훈련을 보면서 피지컬에 새삼 놀랐다. 마치 풋볼의 슬롯 리시버(중앙에서 활약하는 공격수)를 연상시킨다. 뛰어난 운동 능력과 근육 많은 몸매가 그렇다. 크지 않은 몸(178cm, 79kg)으로 대단한 파워를 뿜어낸다.” (야후스포츠 제이크 민츠)

“누군가 800파운드(약 363kg)로 스쿼트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들 모두가 놀라더라. 딱 한 명, 김혜성만 다르더라. ‘저 정도는 할 수 있지’라고 확언하더라.” (다저스 관계자)

몸 크기, 파워. 그런 것들이 한계로 지적된다. 그리고 그걸 넘어서기 위한 도전과 노력이 끈질기게 이어진다.

이번 스프링캠프 때도 마찬가지다. 왠지 상체가 더 커진 느낌이다. 아마도 고국에서의 쉬는 동안도 쉬지 않고 무게를 친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며칠 전 라이브 배팅 때다. 사사키 로키의 패스트볼을 가볍게 안타로 만들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투구는 아예 펜스 너머로 날려 보냈다.

물론 그렇다고 단번에 상황이 바뀔 리 없다. 개막 로스터 한 자리는 짙은 안개 속이다. 여전히 치열한 경쟁에서 예상된다.

그래도 기대를 걸어본다.

더 굵어진 허벅지를 보며. 더 울퉁불퉁 화를 내고 있는 팔뚝과 어깨를 보며.

온 얼굴을 찌푸렸던. 이를 악물었던. 그 시간들이 대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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