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헌터 나우' 체험 30일, 충실한 '액션' 리얼월드는 '글쎄'

리얼월드 몬스터 수렵 모바일 게임 '몬스터 헌터 나우'의 사냥 장면. 핵심 공격을 가할 때 나타나는 효과나 꼬리가 잘리는 모습, 사냥에 성공했을 때 붉은 테두리가 빛나는 등 디테일한 효과가 나타난다. (사진=몬스터 헌터 나우 플레이 화면 갈무리)

글로벌 게임사 나이언틱과 캡콤이 공동개발한 모바일 AR(증강현실) 게임 '몬스터 헌터 나우(이하 몬헌 나우)'가 출시된지 한 달이 지났다. 2004년부터 여러 시리즈로 재생산된 유명 IP(지식재산권) '몬스터 헌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몬헌 나우는 출시 한 달만에 글로벌 지역에서 총 1000만회 이상 다운로드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기자는 이제껏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플레이해 본 경험이 없다. 하지만 지금도 나이언틱의 위치 정보 기반 GPS 게임 '포켓몬 GO(고)'를 지금까지 즐겨하고 있는 만큼 몬헌 나우에 대한 기대는 컸다. 한 달간 틈틈이, 그리고 열심히 몬헌 나우를 플레이하며 43레벨까지 올렸다.

몬헌 나우로 닌텐도 스위치 버전인 '몬스터 헌터 라이즈'에도 입문할 만큼 몰입하고 있는 기자가 느낀 몬헌 나우는 IP의 힘을 모바일에 참 잘 이식한 게임이라는 것이다. 다만 현실 위치 정보가 게임 플레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은 결정적인 아쉬움으로 남았다.

간단한 조작으로도 액션에 충실한 게임

몬헌 나우의 게임 방식은 간단하다. 이용자가 파트너 캐릭터 '아이루'와 함께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재료를 채집하면 된다. AR 기능을 켜면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몬스터를 끌어들이는 생생한 효과도 낼 수 있다. 여기까지는 2016년 전세계에 위치 기반 GPS AR게임 붐을 일으킨 포켓몬 고와 동일하다.

리얼월드 몬스터 수렵 모바일 게임 '몬스터 헌터 나우'의 AR(증강현실) 기능을 켰을 때 모습. (사진=몬스터 헌터 나우 플레이 화면 갈무리)

포켓몬 고와 다른 몬헌 나우를 가르는 특장점은 몬스터를 때려 잡는 '액션'에서 나온다. 사냥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손가락을 좌우로 터치(플릭)해 플레이어의 방향을 바꾸고 터치만으로 가능할 정도로 간단하다. 그럼에도 무기마다 다른 움직임을 구사할 수 있어 몬스터를 사냥하는 '손맛'이 꽤 크다.

몬스터와 장비 등 사냥 환경을 바꿀 조합 요소가 다양하면서도 조작법이 간단한 점은 몬헌 나우 초반 흥행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전략이 복잡한 대신 조작이 간단해 몬스터 사냥 시에는 간단한 액션에만 집중하면 된다.

이용자는 75초 내에 몬스터 사냥에 성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무기와 갑옷 등의 장비를 강화하고 몬스터 종류에 맞는 스킬도 연마해야 한다. 75초에 몬스터 사냥에 성공해 '버저비터'를 울릴 때는 '이 게임,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몬스터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했다. 도스쟈그라스와 쿠루루야크, 푸케푸케 등 초반 몬스터부터 레이기에나, 레오레우스, 디아블로스 등 더 강력한 몬스터들까지 공격패턴과 이에 맞는 장비 전략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다.

'최애'가 생길 정도로 몬스터에 정도 들었다. 기자의 최애 몬스터는 도스쟈그라스다. 크고 강력한 날개로 독이나 냉기를 뿜어내며 공격하는 리오레이나와 레이기에나, 큰 뿔로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는 디아블로스 사냥에 지쳐있을 때, 잔뜩 부풀린 배를 내세우며 달려드는 도스쟈그라스를 만나면 반가운 마음마저 든다.

캐릭터의 외형이나 움직임도 꽤나 디테일하다. 들고있는 무기에 따라 헌터(이용자 캐릭터)의 자세가 달라지고, 몬스터의 움직임도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르다. 몬스터가 치명적인 공격을 받아 쓰러지기(브레이크)도 하고, 사냥에 성공하면 붉고 화려한 빛을 내며 쓰러진다. 사냥에 실패할 경우 어떤 몬스터는 꼬리가 잘려나간 채로 도망가기도 한다.

각 몬스터마다 얻을 수 있는 재료도 다르다. 장비에 따라 몬스터 사냥 전략을 다르게 세울 수 있어 사냥, 채집으로 얻은 재료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기나 방어구 강화에 쓸 재료를 적절하게 계산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실제로 기자는 재료를 낭비한 탓에 몇 주째 라이트보우건을 강화하지 못하고 있다).

리얼월드 몬스터 수렵 모바일 게임 '몬스터 헌터 나우'의 몬스터 지역 및 장비 정보 화면과 페인트볼을 이용해 몬스터를 저장한 모습. (사진=몬스터 헌터 나우 플레이 화면 갈무리)

몬스터를 잡기 위해 길거리에 우두커니 서서 게임을 붙잡고 있지 않아도 된다.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는 동안에도 파트너 캐릭터가 페인트볼을 이용해 몬스터를 집까지 저장해주기 때문이다. 기자는 이런 설렘 포인트에 치여 처음부터 몬헌 나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몬스터 헌터 초심자인 기자는 몬스터와 무기간 상성 정보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첫 한 달간은 6종의 무기 중 '한손검'만을 사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대도, 해머, 활 등을 사용해봤지만 시간과 자원만 낭비한다는 판단이었다. 42레벨이 돼서야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라이트보우건의 사용법을 익히는 중이다.

또 다른 장점은 파티(그룹) 사냥이다. 기자는 평소 싱글 플레이를 즐겨하기 때문에 그룹 콘텐츠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지만, 더 높은 레벨로 가기 위해서는 파티 사냥은 필수적이었다. 친구 추가를 하지 않아도, 내가 먼저 요청하지 않아도 그룹 사냥이 가능하다.

기자의 동네에는 몬헌 나우 이용자들이 별로 없는지 평소에는 파티 사냥 매칭이 어렵다. 때문에 기자는 출퇴근 지하철에서 이어지는 파티 사냥을 즐겨한다. 한 번은 취재 일정 때문에 지하철 7호선을 타고 동북쪽에서 남쪽으로 넘어왔는데, 이 때 줄줄이 이어지는 파티 사냥 버스에 탑승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기억이 있다.

위치 정보 활용 적고 이용자수 편차 큰 점 '아쉬움'

다만 몬헌 나우가 위치 정보 기반 GPS 게임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은 오히려 약점이 된 듯하다. 몬헌 나우는 이용자가 걸어가는 길의 정보를 표시해줄 뿐, 사실 위치 정보를 게임에 특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월드 몬스터 수렵 모바일 게임 '몬스터 헌터 나우'를 플레이하는 지역에 따라 이용자 수 차이가 큰 점은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또 위치 정보가 게임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점 또한 '위치 정보 기반 모바일 게임'으로서는 아쉬운 점이다. (사진=몬스터 헌터 나우 플레이 화면 갈무리)

몬헌 나우의 위치 정보 활용은 광맥이나 재료를 채집하는 곳의 장소가 실제 사진 정보로 뜬다는 정도다. 심지어 같은 지역에서도 등장하는 몬스터의 종류가 달라지는 구역 정보인 삼림, 사막, 늪지가 시간대 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위치 정보 기반 게임이라는 말은 사실상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이는 몬헌 나우만의 문제는 아니다. 글로벌 인기를 얻으며 GPS 기반의 AR 게임 시대를 연 포켓몬 고를 뛰어넘는 게임은 지금도 등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언틱이 포켓몬 고 이후 2021년 내놓은 위치 기반 AR 모바일 게임 '피크민 블룸'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같은 이유로 몬헌 나우 개발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이에 대한 시선도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포켓몬 고 출시 이후 국내 게임사들도 위치 정보 기반 게임 개발에 관심을 가졌지만 실제 개발까지는 거의 이어지지 못했다. GPS를 활용한 위치 정보가 기반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현실의 지도와 게임 속 지도가 같을 필요는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몬헌 나우 출시 한달 째. 몬헌 나우의 글로벌 1000만회 다운로드 소식을 들으니 결국 포켓몬 고도, 몬헌 나우도 결국 'IP의 영향이 컸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나이언틱의 히트작 '포켓몬 고' 또한 현실 위치 정보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7년 간 꾸준히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포켓몬 고 플레이 화면 갈무리)

다만 IP 영향력의 차이는 몬헌 나우도 피하기 어려운 듯하다. 기자는 최근 운좋게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몬헌 나우를 플레이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몬스터 헌터 IP 홀더인 캡콤이 위치한 일본과 한국, 국가 간 이용자 수 차이를 느끼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본 도쿄 신주쿠 한복판에서는 단체 사냥을 위해 이용자 4명을 찾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 근처에 있는 헌터 수는 30명대가 넘어가기도 했다. 파티 사냥이 끝나면 다음 사냥 대기는 2~3개 연달아 이어졌다. 그만큼 높은 레벨의 몬스터를 잡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5성 몬스터를 잡기 위해 다른 헌터들을 하염없이 기다리다 결국 혼자 플레이했던 많은 순간들이 떠올랐다.  

몬헌 나우의 이용자들은 특정 지역에 몰려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나이언틱은 몬헌 나우의 지역별 다운로드 수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몬헌 나우는 오리지널 IP의 특성과 액션감을 잘 살린 게임이다. 현실 지도와 큰 연관성은 없다해도 걸으면서 일상 생활 속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게임이다. 포켓몬 고가 단순히 글로벌 최상위 IP 영향력에만 기대지 않고 지난 7년 간 꾸준한 업데이트로 게임을 발전시킨 만큼 몬헌 나우의 7년 후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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