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령 “정의로운 사람 승리해야…제2·제3의 박정훈 나오길”

항명 등 혐의 재판 9차 공판 전 입장 밝혀
“원칙과 소신 지닌 사람들에 이정표 되는 사건 돼야”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서 공판 출석 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항명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있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원칙과 소신을 지킨 정의로운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는 사건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령은 29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진행되는 항명 등 혐의 재판 9차 공판 직전 기자회견에서 변호인인 정구승 변호사의 메시지 대독을 통해 "작게는 박정훈 개인과 해병대 수사단의 명예와 인생이 걸린 사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박 대령은 "이 사건을 통해 자신의 자리에서 소신과 원칙을 지킨 정의로운 사람이 승리하는 모습을, 그리고 당장의 영달과 출세를 위해 원칙과 법령을 저버린 사람들이 처벌받는 모습을 통해 이 사회에 제2, 제3의 박정훈이 나와 대한민국이 조금 더 정의로워 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이날 박 대령의 메시지가 며칠 전 들은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박 대령도 참석했으나, 공판을 앞둔 피고인 신분인만큼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변호사는 이날 항명 재판 9차 공판에 대해선 "이미 법정 및 청문회에서 적법한 명령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충분히 소명됐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오늘 출석하는 3명의) 증인에 대한 신문 이후 변호인단은 이번 공판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해달라는 의견을 재판부에 개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변호사는 "본 항명 사건에서 (박 대령에 대한) 무죄 판결 뿐만 아니라 대통령실의 외압과 그 이후 벌어진 수많은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까지 이뤄져야 할 원칙과 소신을 지킨 박 대령 및 해병대 수사단의 명예가 진정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박 대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결과의 민간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취지의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명령에 따르지 않은 혐의, 상관이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