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금융권을 이끄는 스타(★), CEO의 공적과 미래를 전망합니다.

진성원 우리카드 대표이사는 창사 이래 첫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을 선임하는 관례 대신 카드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전문가 수혈을 택했다. 우리카드가 그룹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작업의 핵심 축을 맡은 계열사인 만큼 파격과 쇄신으로 분위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진 대표는 뚜렷한 경영 성과로 기대에 부응했다. 우리카드는 상반기 20%대의 이익 증가율을 기록했고 회원 수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비용 절감과 수익 구조 다변화 차원에서 실시한 독자결제망 구축 작업도 순항하고 있다. 해외 법인은 모회사에 대한 이익 기여도를 높여가고 있다. 진 대표의 본업 경쟁력 강화 작업은 본격적인 확장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30년 카드맨의 휘몰이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대표는 1989년 삼성카드에 입사해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를 거쳐 지난해 1월 우리카드 대표로 취임했다. 30여년간 카드 업계에 몸담으며 쌓은 산업 이해도와 전문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현대카드에서는 금융·기획·마케팅 등 핵심 부서의 수장으로서 안목을 기르고 조직 경쟁력 강화를 주도했다.
진 대표는 취임 때부터 자신의 색깔을 명확히 드러냈다. 가장 강조한 키워드는 본업에 충실한 경쟁력 강화와 수익·비용 구조 개선, 기업문화 전환 등이다. 특히 눈에 띄는 표현은 '압축성장'이다. 오랜 기간에 걸친 성장 대신 짧은 기간 안에 급격한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뜻이다. 무분별한 사업 진출보다 핵심 영역을 집중 공략해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그야말로 휘몰이 전략이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45억원으로 전년동기(761억원) 대비 24.2% 증가했다. 단순 증가율로는 국내 카드사 중 2위다. 이 흐름이 유지되면 하반기를 더한 연간 실적 역시 더 뚜렷한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진 대표 취임 첫 해인 지난해 우리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500억원으로 전년동기(1470억원) 대비 소폭 늘었다.
우리카드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본업 강화가 자리한다. 2분기 말 기준 개인 신용판매 시장 점유율(MS)은 7.51%로 지난해 말(7.19%) 대비 0.32%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총 회원 수는 1165만명에서 1175만명으로 늘었다. 자산건전성 관리 및 비용 효율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주춤한 영업 활동이 재개되며 회복세가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진 대표가 또 주력한 건 조직 효율화다. 불필요한 비용을 과감히 덜어내고 본업인 신용판매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조달금리 상승, 차주 상환 능력 약화 등의 불확실성 속에서 압축성장 효과를 극대화하는 경로를 찾아나갔다.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질적 성장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지름길이라는 판단이다.

첫 외부 출신 꼬리표, 완전히 뗐다
우리금융이 진 대표를 선임한 건 단순한 CEO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우리카드가 우리은행으로부터 분사한 2013년 이후 약 12년 동안 재임한 전직 CEO 모두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의 이력을 가졌다. 계열사 간의 자리 이동이 아닌 외부 전문가를 발탁한 건 상징적이다. 그룹 내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우리카드가 분위기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외부 출신 CEO라는 배경은 진 대표가 스스로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으로 작용했다. 장기간 카드업계에서 쌓은 사업 노하우를 우리카드에 이식하며 체질 전환을 주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임기 내 전개한 압축성장은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들었다. 최근 우리카드가 보여준 사업·재무적 성과는 진 대표 전략의 실효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진 대표의 시야는 국내에 머무르지 않는다. 내수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적극적인 해외 법인 육성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8억원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카드사 중 1위를 기록했다. 미얀마 법인은 상반기 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해외 사업 고도화로 모회사에 대한 이익 기여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결제망 자립 역시 진 대표의 핵심 성과로 꼽힌다. 그동안 다른 카드사의 결제망을 빌려 쓰며 지출한 수수료를 절감하고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독자카드 매출 비중은 40.4%로 전년동기(18.7%) 대비 21.7%p 확대됐다. 초기에는 일정 규모의 비용을 지출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사업·고객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 진 대표가 강조한 수익·비용 구조 개선의 일환이다.
진 대표가 추구하는 본업 경쟁력 강화는 하반기에도 연속성 있게 추진된다.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손익과 성장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압축성장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부통제 강화도 병행하고 있다. 대외 변수에도 흔들림 없이 유지한 리더십은 우리카드의 본원적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높이는 발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최근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량 자산 중심의 성장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지속 강화하는 한편 결제망 고도화와 데이터 기반 마케팅 역량으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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