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 먹으면 뚱뚱해지는 이유..."뇌 '이것' 끈적하게 변해서"
뇌의 식욕 조절 센터에 신경세포를 가두는 끈적끈적한 물질이 당뇨병과 비만을 악화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새로운 동물실험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끈적끈적한 물질의 생성을 억제하면 쥐의 체중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자체 학술지에 발표된 호주와 캐나다 연구진의 논문틀 토대로 《네이처》가 보도한 내용이다.
제2형 당뇨병과 비만과 같은 대사 질환은 신체 세포가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둔감해질 때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시상하부의 활꼴핵(궁상핵‧ARC)이라는 특정 뇌 부위에 주목했다. 시상하부 내측기저부에 위치한 활꼴핵은 인슐린 수치를 감지하고 그에 대한 반응으로 에너지 소비와 배고픔을 조절한다.
동물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배고픔 신경세포를 제자리에 고정하는 세포외 기질(Extracellular matrix)이 끈적끈적한 상태가 되면서 무질서하게 흩어진다. 세포외 기질은 세포와 조직 사이의 공간을 채워주면서 세포의 각종 구성물질이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되도록 물리적인 골격을 제공해준다. 그래서 '세포 비계(飛階)'라고도 불린다.
종전 연구는 생쥐에게 고지방 식단을 먹이면 이 세포 비계가 끈적끈적하게 변화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뇌의 변화가 단순히 인슐린 저항성과 함께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진은 12주 동안 생쥐에게 고지방, 고당분 식단을 먹이고 조직 샘플을 채취하고 유전자 활동을 관찰해 배고픔 신경세포 주변의 비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생쥐가 건강에 해로운 식단을 시작한 지 몇 주 만에 이 비계가 더 두껍고 끈적끈적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생쥐의 체중이 증가함에 따라 시상하부 신경세포는 호르몬을 뇌에 직접 주입하더라도 인슐린을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없게 됐다. 이는 비계의 끈적거림이 인슐린이 뇌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 대신 "인슐린이 달라붙게 된다"고 연구책임자인 호주 멜버른대의 개런 도드 교수(신경과학)는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를 되돌리기 위해 연구진은 점액질 소화 효소 또는 점액질 형성을 억제하는 플루오로사민(fluorosamine)이라는 분자를 생쥐에게 주입했다. 두 가지 접근 방식 모두 동물의 뇌에서 끈적끈적한 물질을 성공적으로 제거해 인슐린 흡수를 증가시켰다. 플루오로사민은 심지어 동물의 체중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켰다. 도드 교수는 신경세포 주변의 지지 구조(세포외 기질)를 표적으로 삼아 인슐린 저항성을 치료하는 것이 뉴런을 직접 표적으로 삼는 것보다 더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워싱턴대 약학대학의 킴벌리 얼론지 교수(생화학)는 세포 비계가 신체의 나머지 신진 대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질병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호르몬 신호를 조절한다는 것을 거듭 증명한 '고품질의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논문이 개별 세포와 세포 유형뿐만 아니라 '세포가 들어 있는 포장재'에도 초점을 맞추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결과는 시상하부의 염증이 세포 비계의 붕괴를 유발한다는 것을 보여 줬지만 염증의 원인을 다루지 않았다고 얼론지 교수는 지적했다. 종전 연구에 따르면 신경교세포라고 불리는 뇌세포가 비계의 구조적 무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경교세포와 염증 유발의 관련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는 말도 덧붙였다.
도드 교수는 기능 장애가 있는 세포 비계가 다른 잘 알려진 질병의 원인과 비교했을 때 대사성 질환을 일으키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나중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인간이 대사성 질환을 앓을 때 이 끈적끈적한 물질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뇌 깊숙한 곳에 위치한 시상하부에 비침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기증된 장기에서도 샘플을 채취하기 어려운 조직이기 때문에 이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도드 교수는 덧붙여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922-y)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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