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법원 “현업공무원, 초과근무 1시간 안 돼도 수당 줘야”

상시근무 체제를 유지할 필요에 따라 휴일에도 근무하는 현업공무원이 하루 1시간이 채 되지 않게 초과근무를 했더라도 시간외근무수당 산정 때 포함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현업공무원의 시간외근무는 하루 단위가 아니라 월별 실제 초과근무시간을 모두 합산해 산정해야 한다는 기준이 처음으로 제시됐다. 주로 교대근무·야간근무·휴일근무를 하는 현업공무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업공무원 "1시간 미만은 제외" 업무지침 쟁점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 9일 우정사업본부 소속 공무원 A씨 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소송이 제기된 지 3년4개월 만이다.
소송은 정부가 A씨 등에게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공무원수당규정)에서 정한 현업공무원에 해당한다며 정액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소송이 시작됐다. 인사혁신처의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은 현업공무원이 하루 1시간 이상 시간외근무를 한 경우에만 수당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아울러 2022년 1월 하루 1시간이 되지 않는 초과근무가 여러 차례 있었던 A씨는 인사처 업무지침에 따라 해당 시간이 시간외근무에서 제외되면서 수당을 받지 못했다. 이들은 현업공무원이 아닌 일반공무원에 해당한다며 2023년 3월 소송을 냈다.
대법원 "인사처 지침, 공무원수당규정 위반" 첫 법리
1심은 A씨 등이 근무시간과 근무일이 별도로 정해진 현업공무원에 해당한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 등은 1심에서 패소하자 2심에서 "인사처 예규인 업무지침이 상위 법령인 공무원수당규정에 위반된다"며 예비적으로 청구를 추가했다. 2심은 "현업공무원이 하루 1시간 미만 시간외근무를 한 경우에도 공무원수당규정에 따라 하루 시간외근무시간을 월별 시간외근무시간에 산입해야 한다"며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을 유지했다. 특히 현업공무원의 시간외근무 산정방식에 대해 처음으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공무원수당규정을 근거로 인사처 업무지침의 위법성을 인정했다. 공무원수당규정은 현업공무원의 시간외근무에 대해 해당 월 총 근무시간에서 근무시간과 식사·휴식시간 등을 제외한 시간을 분 단위까지 더해 월별 시간외근무시간을 산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하루 1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한 경우에만" 해당 시간을 월별 시간외근무에 포함하도록 규정한 인사처 업무지침이 위임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위 법령인 공무원수당규정의 위임이 없는데도 현업공무원이 받을 시간외근무수당 범위에 관해 추가적인 제한을 가하는 내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현업공무원에게 '하루 1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해야만 시간외근무시간으로 인정한다'고 정한 업무지침은 효력이 없다고 본 것이다.
교정직·보호직 등 현업공무원 영향 전망
대법원은 현업공무원의 근무 특성도 고려했다.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이중 공제'가 된다고 판단했다. 일반공무원은 출퇴근 전후 대기시간이나 휴게시간 등을 고려해 하루 1시간을 공제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하지만 현업공무원은 이미 총 근무시간에서 식사·수면·휴식시간 등을 공제한 뒤 시간외근무를 계산하기 때문에 하루 1시간 미만의 시간을 추가로 수당 산정에서 제외하면 실제 근무시간보다 적은 수당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대법원은 지적했다.
또 일반공무원은 정액 시간외근무수당으로 일정 부분 보전받지만, 현업공무원은 이러한 보전도 받지 못하는 만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 등 지위는 원심과 같이 현업공무원으로 판단했다. 우체국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상 현업기관이고 우정사업본부장이 별도의 복무관리규정으로 근무시간을 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번 판결로 A씨가 추가로 인정받은 수당은 2022년 1월에 해당하는 2만4천640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법적 의미는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교정직·보호직·출입국관리직 등 다른 현업공무원의 시간외근무수당 산정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정사업본부 현업공무원들을 대리한 정승균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대법원 판결은 공무원수당규정에서 명확하게 정한 계산방법(1일 1시간 미만 시간외근무도 당연히 포함)에 따른 것으로 당연한 판단"이라며 "현업공무원의 하루 1시간 미만 시간외근무가 '공짜'가 아님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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