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스마트폰 강제하자 생긴 변화
학교가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면 수면의 질과 기분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은 대부분의 국가가 자율화해 왔지만 최근 나이대별로 규제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영국 요크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은 17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학생들의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일정 기간 제한하면 수면의 질과 기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 콜체스터의 8학년(우리나라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모집해 실험에 나섰다. 학생들을 A와 B 두 그룹으로 나눈 뒤 공통적으로 테스트를 실시한 연구팀은 A 그룹에 한해 3주간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했다. 3주가 지난 뒤 두 그룹을 다시 모아 테스트를 실시한 연구팀은 스마트폰 사용이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A 그룹 학생들의 평균 취침시간은 실험 시작 전 1주일 오후 11시2분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금지된 주간은 50분 빠른 오후 10시12분으로 당겨졌다. 우울증과 관련된 감정은 17% 감소했고, 불안과 관련된 감정도 18% 줄어 전체적으로 동요나 긴장이 완화됐다. 수면의 질이 향상됐다고 느낀 학생은 심박수 등 건강 상태도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스마트폰 금지로 인한 인지능력의 변화는 미미했다. 실험 시작 전과 종료 후 실시한 테스트에서 A 그룹 학생들의 점수는 3% 향상됐을 뿐이고 지속적인 주의력 개선은 나타나지 않았다. 스마트폰 사용이 허용된 B 그룹 학생들의 테스트 점수 역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조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 여부가 학생들의 인지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단언하기는 이르다"며 "이번에 정해진 연구 기간보다 더 오랜 시간에 걸쳐 보다 많은 학생들을 조사해야 정확한 답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실험은 14세 미만 어린이의 스마트폰 금지가 수면에 좋은 영향을 주고 전체적인 기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세계 각국이 차츰 어린 학생들의 스마트폰 관련 규제에 나서는데, 아이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결정이므로 정확하고 과학적인 판단이 가능할 때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플로리다, 뉴욕 등 일부 주는 14세 미만 청소년의 스마트폰 및 SNS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고심하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도 비슷한 규제를 검토 중이다. 호주 의회는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지난달 세계 최초로 통과시켰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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