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퇴사’ 편견 딛고… “육아·일 다 해냈죠” [뉴스 투데이]
1988년 창립 멤버로 유일한 1기
육아휴직 후 복귀해 사무장 근무
36년간 각종 1호 기록 써내려가
“명예롭게 정년 맞이할 것” 강조
한국에서 여성 직장인은 결혼하면 퇴사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던 때가 있었다. ‘서비스직의 꽃’으로 추앙받던 항공사 스튜어디스(여성 캐빈 승무원)는 더더욱 그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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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아시아나항공 공채 1기 캐빈(기내) 승무원으로 입사해 내년 정년퇴직을 앞둔 김혜련 수석사무장이 20일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 A380 아시아나 항공기 대형 다이캐스트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
여성이 결혼하면 퇴사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 김 사무장은 육아휴직 후 복직해 캐빈 매니저(사무장)로 처음 근무하는 등 여러 ‘1호’ 기록을 써왔다. 3년 전쯤 마지막 남성 동기마저 정년퇴직한 뒤 그는 홀로 1기 승무원으로 남았다.

김 사무장은 “상사에 다니는 아버지가 외국 출장을 가면 친척들이 김포공항에 와서 꽃다발을 건네며 잘 다녀오라고 할 정도로 해외로 나가는 것이 드문 시기였다”며 “어떻게 하면 해외에 나가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 답은 승무원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사무장은 승무원으로서 보람 있던 순간을 묻자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최선의 조치를 취해 지상에 무사히 착륙했던 여러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장거리 노선 비행 중 딸과 함께 비행 중이던 90대 할머니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같이 있던 딸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며 “딸을 안심시키는 동시에 급히 자동심장충격기(AED) 부착 등 응급조치를 하고 할머니 귀에 계속 얘기를 해드리자 희미하게 의식이 돌아왔고,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인천공항까지 모셨다”고 회상했다.

김 사무장은 “캐빈승무원은 단 한 번도 같은 장소, 같은 손님, 같은 기상 상황 등에서 업무가 이루어지지 않고 늘 변화하는 상황에서 판단하고 최적의 선택으로 상황을 이끌어 가야 한다”며 “통합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며, 통합에서 오는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배들은 통합 항공사 탄생으로 인해 과거보다 더 개선된 업무환경 및 복지 등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함께 잘 준비해 전 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칠 수 있는 항공사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 사무장은 퇴직 후에도 현재와 크게 다름없이 해외 여행을 계속하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신입사원 훈련 때 나의 업무 매뉴얼 앞장에 ‘CP(수석 사무장) 김혜련’이라고 적었던 기억이 난다. 수석사무장으로서 명예롭게 정년을 맞이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늘 새롭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며 최선의 선택을 해가고 싶다”고 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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