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에이스 후보였는데..완전히 망가진 바비 밀러, 반등할 수 있을까[슬로우볼]

안형준 2025. 5.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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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데뷔시즌이 끝이었던 것일까. 밀러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

LA 다저스는 5월 26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방출한 베테랑 불펜투수 크리스 스트래턴을 영입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드래프트 1라운더 출신으로 특급 기대주였지만 선발로 성공하지 못한 스트래턴은 캔자스시티에서 2년 연속 부진했고 계약기간을 마치지 못하고 방출됐다. 올시즌 마운드가 불안한 다저스는 '싼 맛'에 한 번 기용해볼 수 있는 투수로 스트래턴의 손을 잡았다.

스트래턴을 영입한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로스터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우완 바비 밀러를 트리플A로 강등시켰다. 올시즌 세 번째 강등 통보를 받은 밀러는 트리플A 오클라호마 시티 코메츠로 향했다.

밀러는 3월 스프링캠프 도중 트리플A로 강등됐다. 그리고 4월 중순 한 차례 콜업됐지만 한 경기만에 다시 강등을 당했다. 그리고 지난 25일 콜업돼 한 차례 등판했고 곧바로 또 강등됐다. 올시즌 밀러는 빅리그에서 두 번(선발 1회) 등판해 5이닝을 투구했고 평균자책점 12.60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서 전혀 위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밀러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밀러가 이런 상황에 놓일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다저스가 2020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29순위)에서 지명한 특급 기대주 밀러는 다저스 마운드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2023시즌에 앞서 전체 20위권 유망주라는 '특급' 평가를 받은 밀러는 2023년 5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그리고 데뷔시즌 22경기에 선발등판해 124.1이닝을 투구하며 11승 4패, 평균자책점 3.76의 좋은 성적을 썼다.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현 BOS)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에이스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데뷔시즌 활약이 전부였다. 지난시즌 초반 어깨 부상을 당한 밀러는 이후 끝없이 추락했다. 4월 부상을 당한 밀러는 6월 중순 복귀했지만 전혀 위력을 보이지 못했고 결국 복귀 한 달 만에 마이너리그 강등 통보를 받았다. 8월 다시 복귀했지만 또 부진한 밀러는 결국 정규시즌 막바지 다시 강등됐고 포스트시즌도 다저스와 함께하지 못했다. 지난해 밀러는 13경기 56이닝, 2승 4패, 평균자책점 8.52의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달랐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부진을 올해도 이어가며 현재 다저스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밀러다.

지난해 부진으로 크게 입지가 흔들렸지만 올해는 기회가 많았다. 다저스가 야심차게 영입한 블레이크 스넬과 사사키 로키, 지난해 합류한 타일러 글래스노우 등 로테이션을 지킬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야말로 밀러에게는 기회의 문이 활짝 열린 시즌이었다. 하지만 밀러는 그 기회를 전혀 잡지 못했다.

어깨 부상 이후 떨어진 구속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데뷔시즌 밀러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무려 시속 99.1마일에 달했지만 어깨 부상 후에는 시속 97.6마일 정도로 1마일 이상 떨어졌다. 여전히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은 맞지만 데뷔시즌만큼 압도적인 구속은 아니다.

변화구의 제구를 잃은 것도 문제다. 밀러는 데뷔시즌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속구와 조합해 타자들을 상대하는 투수였다. 밀러의 결정구는 시속 100마일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이 아닌 하이패스트볼과 조합한 변화구였다. 시속 100마일에 육박하는 하이패스트볼을 본 후 스트라이크 존에서 멀어지는 변화구가 들어오면 타자들은 당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밀러는 지난해부터 변화구의 제구를 완전히 잃었다. 스트라이크 존 낮은 쪽에 '탄착군'이 형성돼야 할 체인지업은 한가운데로 들어오거나 아예 땅에 처박히기 일쑤였고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야 할 슬라이더는 밋밋한 행잉 슬라이더로 S존 한가운데로 향했다. 그나마 커브의 제구가 어느정도 유지됐지만 커브 하나로는 빅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여전히 리그 상위권의 빠른 속구를 던지는 덕분에 체인지업의 위력은 어느정도 유지됐지만 나머지 두 공은 그렇지 못했다. 밋밋한 슬라이더는 손쉬운 먹잇감이 됐고 커브도 타자들의 타겟이 되며 계속 맞아나갔다. 변화구가 무너지자 '밀러는 어차피 가운데로 오는 공만 치면 된다'는 인식이 퍼졌고 타자들은 밀러의 한가운데 속구를 기다렸다. 아무리 빠른 공이라도 기다린 공은 공략당할 수 밖에 없는 법. S존에 넣기 급급했던 속구 역시 타자들은 어렵지 않게 쳐냈다.

현시점에서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밀러는 올해 트리플A에서도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리플A 8경기에서 35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한 밀러다. 평균자책점보다 더 큰 문제는 9이닝 당 무려 7.5개를 허용하는 볼넷. 완전히 잃어버린 제구력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밀러는 메이저리그 데뷔시즌 9이닝 당 볼넷이 2.3개에 불과한 투수였다.

이제 막 26세가 된 젊은 선수인 만큼 추후 반등을 이뤄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최악의 흐름을 끊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아보인다. 과연 차세대 에이스 후보에서 최악의 투수로 추락한 밀러가 반전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바비 밀러)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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