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년 ‘고인물’ 美코닝 주가 3배 올랐는데...지금 들어가도 될까요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문일호 기자(ttr15@mk.co.kr) 2026. 3. 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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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리 전문점’ 코닝사의 주가가 최근 1년만에 3배 올랐다. 1851년 설립된 이 상장사는 ‘마의 벽’으로 여겨졌던 주가 50달러를 작년에 뛰어 넘으면서 24년의 ‘주가 횡보 시대’를 끝냈다. 철저한 저평가 속에 갇혀 있었던 이 주식은 흡사 과거 국내 주식을 연상시킨다.

지난 2014년 삼성코닝 정밀소재를 완전 인수하면서 국내에 알려졌으나 서학개미들은 이 주식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 서버 사이에 연결이 중요해지면서 코닝의 몸값이 뜨고 있다. 서버간 연결에 쓰이는 광섬유·광케이블·커넥터를 대거 판매하는 곳이 바로 코닝이기 때문이다.

AT&T로 꿈틀·메타로 폭발...코닝의 대박 계약
175년 전통의 유리 전문 기업 미국 코닝 본사. <사진=코닝>
1851년 유리 회사로 출발한 코닝은 재료과학(Materials Science)과 대량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유리, 스마트폰 커버글라스, 광섬유(데이터센터·통신), 제약·바이오용 특수유리까지 사업을 확장해왔다.

사업을 확장할 당시엔 ‘혁신’으로 보였으나 경쟁사들이 곧바로 시장에 침투하면서 ‘레거시’가 됐다. 광섬유 역시 투자자들이 고개를 돌릴만한 소재는 아니다. 마치 PC에 들어가는 그래픽카드(GPU)나 모바일용 D램 처럼 일상의 제품이었다. 그러나 사업도 오래하고 볼 일이다. 각각 그래픽카드와 D램으로 최근 주식시장에서 대박난 곳이 바로 엔비디아와 삼성전자다.

코닝의 광섬유 사업에 주목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는 연결 물량이 엄청나게 커진다. GPU 서버를 많이 깔수록 서버간 배선이 폭증한다. 이때 코닝의 광섬유 매출이 급증한다. 광섬유만 파는게 아니다. 고밀도 케이블링, 커넥터·패널, 사전조립 솔루션 등도 묶어서 판매한다.

사람들이 AI를 24시간 쓰기 때문에 이같은 서버간 연결이 끊기면 안된다. 따라서 기술 장벽 이상으로 높은 것이 검증된 이력이다. 코닝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최근 빅테크 중 한 곳인 메타가 코닝과 다년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번 계약했으니 다른 회사로 바꾸기도 어렵다.

올 초 코닝은 메타와 최대 60억 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메타에 광섬유·케이블·커넥티비티 솔루션을 공급한다. 주가는 수직 상승한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전쟁 리스크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나 미래 실적 추정치가 급상승하며 주가가 급하게 쫓아가는 양상이다.

2024년에는 미국 거대 통신사 AT&T와도 차세대 광섬유 관련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각광받는 AI 데이터센터에다 미국 내 광통신망 확장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더블 수혜’가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이 분야 매출 증가와 비중 상승 추이를 지켜보면서 투자해야 한다.

광섬유 관련 매출은 블룸버그내 데이터에서 ‘Optical Communications’(OC)로 표시된다. 코닝의 OC는 지난 2023년 40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이후 급증하면서 2025년 63억 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2027년 추정치는 94억 달러로, 4년만에 관련 매출이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닝 기준으로 보면 전체 매출 중 OC 비중은 ‘AI 노출도’로 해석된다. 이는 단기 주가 방향을 결정한다. 2021년 30.9%였던 OC 비중은 작년에 40%가 넘었다. 2027년에는 45.7%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AI 수요가 탄탄하고 코닝의 실적도 우상향할 것이란 예상 지표로 주로 거론된다.

코닝은 통신 등 주요 IT 인프라 투자 부진으로 지난 2023년에 실적이 저조했다. 2022년 142억 달러였던 전체 매출이 1년새 11.3%나 감소한 126억 달러로 쪼그라 들었다. 2024년 실적 턴어라운드 이후 작년에는 전년대비 매출이 19.1%나 증가하며 우상향 궤도에 들어섰다. 2027년에는 사상 첫 ‘연간 20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블룸버그
저마진·저배당·고평가 구간 벗어나야 장기 투자 가능
배당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코닝은 아쉬운 주식이다. 지금 당장 투자해서 거둘 수 있는 배당수익률은 1%가 채 안된다. 레거시 회사 치곤 낮은 배당률이다. 게다가 배당성장률도 낮은 편이다. 지난 2020년 연간 주당 0.88달러에서 2025년 1.12달러다. 5년 연평균복합성장률(CAGR) 기준 4.9%에 그친다. 물가 상승률을 간신히 헤지하는 수준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코닝을 ‘나쁜 배당주’로 몰아세울 순 없다. 상장사의 배당의지를 뜻하는 배당성향은 2023·24년 2년 연속 100%가 넘었고, 작년엔 60%에 달했다. 연간 순이익 이상을 현금배당한 이후 작년에는 이익의 60%를 주주들에게 나눠줬다는 뜻이다.

코닝은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의미다. 코닝의 낮은 배당률의 근원은 바로 낮은 수익성에 있다. AI 연결을 담당하는 광섬유 사업은 크게 두 분야로 나뉜다. 한쪽은 코닝이 대장주로 있는 케이블·배선 쪽이다. 또 다른 축은 장비·부품 분야인데 이 쪽은 브로드컴과 마벨이 ‘투톱’이다.

장비·부품 분야 회사들의 마진율(수익성)은 케이블·배선 회사들의 2배가 넘는다. 실제 코닝의 순이익률 추이를 보면 2023·24년 7% 수준이었다. 작년에 간신히 10%를 넘긴 이후 두 자릿수에서 머물면 지금의 주가 고평가 영역에서 주가가 유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닝의 지난 1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77.9배에 달했다. 올해 예상 기준으론 47.7배로 내려 왔으나 여전히 고평가 상태로 볼 수 있다. 결국 이같은 주가 수준이 유지되려면 D램 처럼 폭발적인 양적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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