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냐, 흑인이냐... 트럼프 러닝메이트 '눈도장' 경쟁도 치열

조아름 2024. 2. 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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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사실상 굳힌 가운데, 아직 공석인 그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를 둘러싼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08년 흑인이자 정치 경력도 길지 않았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전노장 백인' 조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을, 2016년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수 진영에서 탄탄한 입지를 갖고 있던 마이크 펜스 당시 인디애나 주지사를 부통령으로 낙점한 게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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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주지사' 노엄과 '인도계' 라마스와미
부통령감 설문조사서 15% 지지율로 '선두'
"여성 또는 비백인 지명해 열세 만회할 것"
지금은 후보 난립... "트럼프에 충성심 경쟁"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완벽한 승기를 잡은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대통령이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한 박람회 현장을 찾아 지지자들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공화당 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이자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는 팀 스콧 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 옆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사실상 굳힌 가운데, 아직 공석인 그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를 둘러싼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공화당 내에선 여성인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인도계 미국인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가 뜨는 분위기다. 다만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도장을 찍느라 분주한 만큼, 막판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1위는 노엄·라마스와미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보수 진영 최대 연례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시팩)'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노엄 주지사와 라마스와미가 각각 15%의 지지율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한때 민주당 소속이었으나 탈당해 현재 무소속인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하와이·9%), 엘리스 스테파닉 공화당 하원의원(뉴욕·8%), 공화당 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8%), 역시 흑인인 바이런 도널드 공화당 하원의원(플로리다·7%)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6명인 이들은 모두 여성 또는 비(非)백인이다. 현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열세를 보이는 여성과 유색 인종을 대표하는 인물을 러닝메이트로 점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통상 대통령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약점을 보완해 줄 사람을 부통령 후보로 고른다. 2008년 흑인이자 정치 경력도 길지 않았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전노장 백인' 조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을, 2016년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수 진영에서 탄탄한 입지를 갖고 있던 마이크 펜스 당시 인디애나 주지사를 부통령으로 낙점한 게 대표적이다.

올해 53세로 2019년 사우스다코타 첫 여성 주지사에 오른 노엄은 일찌감치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노엄 주지사가 나를 위해 훌륭하게 싸웠다"며 그를 치켜세웠다. 38세 인도계 기업인 라마스와미는 지난해 당내 경선 토론회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지지율 정체로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했다. 라마스와미를 부통령으로 지지한다는 대학생 제임스 옹(20)은 NYT에 "젊은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 노엄 미국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23일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내셔널하버=AFP 연합뉴스

트럼프 "후보 6명 이상 검토"

이밖에 제이디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 벤 카슨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 등도 거론된다. 이날 시팩 행사 연설을 한 보수 성향 시민단체 '사법 감시'의 톰 피튼 회장은 "나만 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누가 될지는 현재로선 안갯속인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선뜻 의중을 내비치지 않는다. 앞서 그는 폭스뉴스 주최 타운홀 행사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포함, 최소 6명 이상을 부통령감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는 최근 보좌관들과 러닝메이트 관련 논의를 하며 위험과 보상을 저울질해 왔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도 승리를 거머쥔 만큼, '미국 정부 넘버 2'를 꿈꾸며 그의 눈에 들려는 막판 경쟁도 불붙게 됐다. 러닝메이트 선택은 대선 본선으로 가는 전략의 첫 단추여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중요하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보수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은 저마다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짚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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