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은 주춤하는데, 대출 금리는 10% 돌파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금융당국의 브레이크로 예금 금리가 주춤한 가운데 은행 대출 금리가 10%를 넘어섰다. 기준금리와 가산금리가 나란히 상승한 탓이다. 은행의 조달비용이 오른 만큼 내달 금리는 추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10월 국내 18개 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취급 금리는 최저 5.74%~최대 11.10%로 집계됐다. 전달(5.25%~9.72%) 대비 최저 금리 하단은 0.49%포인트(p) 높아지고, 최대 금리 상단은 1.38%p 올랐다.
18개 은행의 평균 취급 금리는 6.24%로 전달 대비 0.47% 인상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평균 대출 취급 금리도 6.08%로 전달 대비 0.58%p 올랐다.
은행별로 가장 취급 금리가 높은 건 전북은행 11.10%였다. 저신용 차주에게까지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금리가 올라갔다. 실제 전북은행 차주의 평균 신용도는 756점이다. 가장 취급 금리가 낮은 곳은 BNK경남은행이 5.74%였다.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가 913점으로 우량 차주를 중심으로 취급한 덕분이다.
5대 은행의 평균 대출 취급 금리는 6.08%로 전달 대비 0.58%p 올랐다. NH농협은행이 6.51%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이 5.79%로 낮았다.
은행 대출 최고 금리가 10%를 넘고, 평균 취급 금리도 5%를 넘어선 이유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가 동시에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 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 폭인 가감조정금리 통해 올리거나 내려서 산정된다. 10월 18개 은행의 신용대출 기준금리 상단은 4.17%로 전달 대비 0.49%p 인상됐고, 가산금리 상단은 7.72%로 전달 대비 0.67%p 올랐다.
이달 들어서도 금리인상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날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7.56%로 7%대를 넘어섰고 전세대출 금리 상단도 7.33%까지 치솟았다.
대출 금리가 인상되는 반면 예금 금리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전날 기준 우리은행의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1년 만기 연 4.98%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3일 연 5.18%까지 금리를 제공했지만 4%대로 물러난 것이다.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시장금리(은행채)를 토대로 정책금리를 반영해 매일 적용금리가 달라진다. 정책금리는 우리은행의 자금운용계획에 따라 매일 변경된다. 12개월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지난 25일 기준 연 4.860%로 지난 11일 대비 0.153%p 내려갔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예금 금리가 내려갔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도 연 4.7%까지 떨어졌다. 이 상품은 매주 시장금리를 반영하는데, 지난 14일 처음으로 연 5%대에 올라섰지만 2주도 안 돼 금리가 0.3%p 하락했다. 현재 5대 은행에서 연 5%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연 5.0%)이 유일하다.
은행 예금 금리 하락에는 당국의 입김도 작용했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권에 예금 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했다. 예금 금리가 올라가면 조달비용도 상승해 대출금리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지난달 3.98%로 전달 대비 0.58%p 올랐다. 인상률로만 보면 17.05% 올랐다. 코픽스는 농협과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국민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오르고 내린다.
문제는 예금 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조달 비용이 하락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저렴한 은행채 발행이 막힌 상황에서, 예금 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만 올라갔다. 다만 가파른 대출 금리 상승세는 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조달 비용이 저렴한 은행채 발행이 막혔고, 조달창구는 예금 인데 예금 금리가 이미 오른 만큼 이달 코픽스 지수도 상승할 것으로 대출 금리가 하락할 여지는 없다"면서 "다만 내년부터는 가파른 상승세는 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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