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는 반드시 이긴다” 쌍둥이 형제 진검승부 예고… 동생의 반란이 시작됐다

김태우 기자 2026. 2. 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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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얻은 자신감과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더 큰 성장이 기대되는 윤태호 ⓒ두산베어스

[스포티비뉴스=블랙타운(호주), 김태우 기자] 2022년 SSG 1차 지명자인 윤태현(23·SSG)은 올해 목표를 묻자 농담을 조금 섞어 “윤태호보다는 무조건 잘하는 것”이라고 했다. 상대를 공개 저격하는 멘트 같지만, 또 알고 보면 그만한 사연이 있다. 윤태현과 윤태호(23·두산)는 쌍둥이 형제다. 간발의 차이로 윤태현이 형, 윤태호가 동생이 됐다.

쌍둥이가 생각보다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닌데다, 쌍둥이가 모두 야구를 하고, 또 모두 프로 지명을 받고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은 KBO리그 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다. 근래 들어서는 유일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윤태현의 올해 각오(?)는 한 가지 중요한 점을 시사하고 있다. 윤태호의 급성장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이야기다.

항상 주목은 형이 받았다. 윤태현은 인천고 시절부터 고교야구 최고 투수 중 하나로 명성을 떨쳤다. 동기에 뛰어난 투수들이 많았지만 “당장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는 윤태현”이라는 평가가 자자했다. 그렇게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SG의 1차 지명을 받았다. 반대로 윤태호는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가 많았다. 항상 형의 그늘에 가려져 있는 선수였다.

▲ 윤태호는 지난해 1군에서 시속 150km 이상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두산베어스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의 2차 5라운드라는 낮지 않은 순번에 지명됐으나 형의 지명 순위에 비하면 초라했다. 지명 이후에도 형은 스프링캠프에서 맹활약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반면, 윤태호가 당장의 전력감이 될 것이라 기대한 이는 두산 내부에도 없었다. 출발점에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이 판도에 균열이 났다. 나란히 군 복무를 한 형제의 서열이 이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 오히려 지난해 성적은 윤태호가 더 좋았다. 윤태현이 아직 군 복무를 하고 있을 무렵, 윤태호는 1군에 올라와 경기에 나섰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며 두산 마운드의 희망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리고 올해 두산 마운드에서 기대를 한몸에 모으는 선수가 됐다.

형의 선전포고를 들은 윤태호는 “내가 어릴 때부터 항상 형보다 야구를 못 했다. 드디어 이런 소리를 들으니까 기분이 좋다”고 웃어 보였다. 항상 앞서 가던 형을 경계할 위치까지 온 것 자체에 의미를 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할 생각은 없다. 올해는 아예 형을 확실하게 추월하겠다는 의지다. 윤태호는 “나도 질 생각이 없다. 선의의 경쟁을 해서 올해 둘 다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 윤태호는 자신의 패스트볼을 더 빛나게 할 수 있는 변화구 완성에 공을 들였다 ⓒ두산베어스

윤태호는 김원형 신임 감독이 주목하는 기대주 중 하나다. 1군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구위를 가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커맨드와 로케이션이 조금 더 좋아지고 몸쪽 승부에 자신감을 가지면 상대 타자가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로 보고 있다. 윤태호도 자신의 장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며 스프링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4일 불펜 피칭에서는 총 88구를 던지면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비시즌 일본에 가면서까지 몸만들기에 공을 들인 윤태호는 “존에 던질 수 있는 능력은 있는데 아직 정확한 커맨드가 부족하다. 그 부분을 겨울 동안 잘 준비했고, 이제 그런 것들을 생각하며 경기에 임할 생각”이라면서 “직구가 강점인데 타자들이 계속 직구를 보고 들어오더라. 내가 그것에 대처할 변화구가 없다 보니까 직구 타이밍에 많이 맞았다. 커브를 많이 연습했다. 감독님께서도 말씀을 하셨고, 커브를 중점적으로 여쭤봤다. 많이 좋아졌다고 이야기도 해 주시고, 나도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김 감독도 윤태호에게 더 적극적인 승부를 주문한다. 지난해는 아직 자기 능력에 대한 일말의 의구심이 있었다면, 올해는 더 자신감을 가지고 싸움닭처럼 달려든다는 각오다. 윤태호는 “감독님께서 내 직구가 워낙 좋으니까 공을 믿고 쫄지 말고 한가운데로 계속 던지라고 하신다”면서 “내 직구는 어디 가서 부끄럽지 않을 정도라고 생각하고, 감독님 말씀대로 ‘내가 왕이다’는 마음가짐으로 타자를 상대할 생각”이라고 자기 주문을 걸었다. 형제의 싸움에서 동생의 반란이 시작됐다.

▲ 올해 두산 마운드의 필승조로 관심을 모으는 윤태호 ⓒ두산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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