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자산 이전의 함정…상속·증여·양도, 세무조사의 출발점

안세훈 동일세무회계 대표세무사 2026. 4. 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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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일군 자산을 가족에게 온전히 물려주는 것은 많은 자산가들의 목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국세청이 가장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영역 역시 가족 간 자산 이전이다. 최고 50%에 달하는 상속·증여세 부담을 피하려는 과정에서 무리한 자금 이동이나 편법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이와 관련한 세무 검증은 일반적인 세무조사와 결이 다르다. 단순 소득 신고가 아닌, 자금의 형성과 이동 경로 전체를 장기간 추적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안세훈 동일세무회계 대표세무사

■ 과거 10년 계좌 추적…현금 인출도 예외 없다

상속·증여 관련 조사가 시작되면 국세청은 피상속인의 과거 10년치 금융계좌를 면밀히 분석한다. 세법상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 상속인에게 이전된 재산은 사전증여로 간주돼 상속재산에 합산 과세된다.

이 과정에서 자녀의 대출 상환을 대신해준 금액, 손주 유학비, 생활비 명목 송금 등이 사용처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모두 사전증여로 판단될 수 있다. 여기에 가산세까지 더해지면 세 부담은 급격히 커진다.

일부에서는 "현금으로 미리 빼두면 추적이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상속 전 1~2년 사이 거액 현금 인출이나 자산 처분이 이뤄졌다면, 사용처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해당 금액은 상속재산으로 추정된다.

결국 '현금화' 자체가 절세 수단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조사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절세 전략? 가족 간 부동산 매매의 함정

최근 다주택자들이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자녀와 '매매(양도)' 형식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에는 두 가지 핵심 리스크가 존재한다.

첫째는 '증여 추정'이다. 가족 간 거래는 원칙적으로 증여로 간주되기 때문에, 이를 정상 매매로 인정받으려면 자금 출처 입증이 필수다. 자녀가 독립적인 소득으로 대금을 마련했다는 객관적 증빙이 없거나, 부모 자금이 우회 유입된 정황이 확인되면 해당 거래는 증여로 재판단될 수 있다.

둘째는 '저가 양수도' 리스크다.

예를 들어 시가 10억원 아파트를 7억원에 매도한 경우를 보자. 자녀 입장에서는 3억원을 절감한 셈이지만, 증여세 기준에서는 일정 범위 내 차액이 허용돼 세 부담이 없을 수 있다.

문제는 양도소득세다. 양도세는 시가 대비 5% 이상 차이가 발생하면 정상 거래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경우 국세청은 실제 거래가 아닌 시가 기준으로 재계산(부당행위계산부인)해 과세할 수 있다.

즉, 자녀의 증여세를 줄이려다 부모의 양도세가 크게 늘어나는 '세금 전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별 세금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총 세부담'이다. 거래 전 반드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질적인 절세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 "아파트 한 채뿐인데?" 상속세 오해와 연대납세

현장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은 "서울 아파트 한 채(약 10억원) 정도면 상속세 걱정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는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부부가 모두 생존한 상태에서는 공제 효과로 과세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지만, 배우자 사망 이후에는 공제 한도가 5억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여기에 사전증여 재산까지 합산되면 과세 대상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하나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연대납세의무'다. 특정 상속인이 세금을 납부하지 못할 경우, 다른 상속인이 자신이 받은 재산 한도 내에서 대신 납부해야 한다.

상속은 단순한 자산 이전이 아니라, 세금 책임까지 함께 이전되는 구조다.

■ "기록과 증빙이 방어"…장기 전략이 핵심

가족 간 자산 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기록과 증빙을 통한 정당성 확보다. 부모·자식 간 자산 거래는 한 번 실행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상속·증여는 단기 이벤트가 아닌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장기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가족 간 자산 이전은 국세청의 대표적인 집중 검증 대상이다. 작은 판단 하나가 수억원의 세금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거래를 실행하기 전, 전체 세부담을 기준으로 한 종합적인 검토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필자 소개

안세훈 세무사는 이스트원택스 동일세무회계 대표세무사로, 상속·증여·양도세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수의 기업 및 개인 자산가를 대상으로 세무 자문을 수행해왔다. 풍부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절세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스포츠한국 안세훈 동일세무회계 대표세무사 dongiltax.mas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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