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 사면 '호구'라고요? 주행거리 159km 미니 일렉트릭 3일간 타봤더니

조현규 입력 2022. 9. 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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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를 어떻게 납득해야 할까누가누가 멀리 달릴 수 있는지 경쟁하는 전기차 시장에 특이한 녀석이 있다인증 주행거리가 단 159km에 불과한 미니 일렉트릭은 출시 당시 많은 논란이 있었다온라인 반응 역시 마찬가지짧은 주행거리와 이를 구매하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댓글은 불 보듯 뻔했다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다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궁금하면 결국 경험해봐야 하는 법호평과 비난이 극과 극을 이루는 미니 일렉트릭을 시승했다.


주행거리는 과연 약점일까?
시승을 하기 전 이번 시승의 목적을 정했다애초에 장거리 주행은 생각하지도 않았다그럴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동차도 아니니 말이다이렇게 특정한 조건이 두드러지는 자동차는 그에 맞는 목적을 생각해야 한다미니 일렉트릭은 어디까지나 도심에서 활용하기 위한 전기차다.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주행거리다인증 받은 주행거리 159km를 별다른 걱정 없이 달릴 수 있는지를 주요하게 살펴보았다주행 조건은 가장 평범한 수준으로 정했다성인 1~2명 탑승공조기 온도 20도 자동급가속 및 급제동을 자제하는 수준에서 일상적인 시내주행으로 설정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159km를 정직하게 달릴 수 있다’ 라는 답을 내렸다이를 확인하기 위해 목적지로 이동할 때마다 주행거리와 남은 주행가능거리를 기록했다미니의 주행모드는 노멀스포츠그린그린플러스 등 총 네 가지의 주행모드가 있는데노멀과 그린의 주행가능 거리표시는 약 10%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그린플러스 모드는 공조기의 성능을 제한하는 탓에 때아닌 더위가 찾아온 9월에는 적합하지 않아 사용하지 않았다.


표로 수치를 정리한 것을 살펴보면 대부분 예상 주행 가능 거리보다 넉넉하게 달린 것을 볼 수 있다특히 사진 촬영을 위해 하남시로 이동하는 25km의 거리는 시속 70km 내외로 정속 주행을 한 덕분에 남은 주행 거리는 단 11km만 줄어들었다이후로도 식사를 위해 이동하거나마트에 장을 보기 위해 들르는 등 일상적인 주행에도 실제 주행한 거리보다 주행 가능 거리가 적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첫 충전은 배터리 잔량이 37% 남았을 때 진행했다잔여 주행거리는 51km를 표시하고 있었는데다음날 주행해야 하는 거리가 약 85km에 달했기 때문이다충전은 쇼핑몰 지하의 급속 충전기를 통해 진행했다미니 일렉트릭은 급속충전 시 80%까지 약 35분만에 충전할 수 있다약 50분간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니 100%로 충전이 완료되어 있었으며 주행가능거리는 130km를 표시하고 있었다웬만한 대형 주차장에는 전기차 충전기가 구비되어 있으니 큰 걱정이 없었다다음날 예정대로 85km의 주행을 마쳤고잔여 주행거리는 69km를 표시했다예상 주행거리보다 25km의 여유를 더 만든 셈이다.

3일간 총 191km를 주행했다서울 시내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159km의 인증 주행가능 거리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부지런히 돌아다닌 목적지의 주변에는 늘 전기차 충전소가 있었고볼일을 보는 동안 틈틈이 충전을 하는 것을 가정하면 목적지로의 이동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물론주행거리가 많은 이들에게 잦은 충전은 귀찮은 일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주행거리를 의식해서 100% 충전을 자주 하면 배터리의 수명이 줄어드는 열화현상 역시 우려된다또한 전기차에게 가장 취약한 겨울철 주행거리는 아직 측정해볼 수 없다그렇기에 주행거리가 완전히 약점이 아니라고도 볼 수 없는 것이다개인의 상황 및 가치관에 맞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스마트폰을 생각하면 충전을 대하는 관점이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른다폴더폰슬라이드폰과 같은 피처폰을 사용하던 때는 굳이 충전을 매일 하지 않아도 2~3일은 넉넉히 사용할 수 있었다그러나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는 어떤가우리는 매일 혹은 수시로 충전을 하며 사용하고 있지 않나스마트폰의 배터리가 일체화된 이후는 특히 그렇다그만큼 충전이 간편해지고 빨라지면 적응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는 것처럼 전기차 역시 그러하다서울 시내에서 충전기를 찾는 일은 무척 쉬워졌으며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진 않을 것이다.


운전이 재미있으니까!
여기에 미니라는 브랜드의 특징인 운전의 재미를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특히 운전의 재미를 유지하면서 내연기관의 미니보다 한층 안정적으로 변한 움직임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무게가 1,390kg에 불과하며 배터리가 차체의 무게 밸런스를 더욱 안정적으로 바꿨다앞이 무거워 때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내연기관 미니보다 더욱 날쌘 움직임을 보인다.
 
미니 일렉트릭의 최고출력은 184마력최대토크는 27.5kg·m출력을 한 번에 발휘할 수 있는 전기차의 특성상 짜릿한 감각 역시 느낄 수 있다물론주행거리의 압박 탓에 가속 페달을 계속 짓누르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강력한 출력에서 느껴지는 재미 보다는 차와 내가 한 몸을 이루며 도심을 달리는 맛이 더욱 진한 차다작은 차체 덕에 좁은 골목과 주차장을 누비기에도 안성맞춤인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선택지
결국 이 미니 일렉트릭은 특정한 조건에 부합하는 이들에게는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가장 먼저 충족해야 할 조건은 집 혹은 회사 등에 안정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구비되어 있을 것또한 장거리를 달리기 위한 메인카도 따로 있어야 한다미니 일렉트릭은 단거리 시내주행을 위한 세컨카 혹은 서드카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 뜻은 결국 필자에게는 맞지 않는 자동차가 된다필자의 집과 사무실에는 전기차 충전기가 없고가까운 충전 시설은 차로 5분은 달려야 나타난다그 마저도 충전기의 대수가 충분하지 못해 기다리는 일이 잦을 것이다미니 일렉트릭이 매력적인 자동차임은 분명하지만나와 맞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만약 여건이 충족된다면 진지하게 구매를 고려했을 것이다.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자동차도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통한다미니라는 브랜드는 그러한 흐름의 선두주자라고도 말할 수 있다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브랜드이니 말이다카이즈유 통계에 따르면 미니 일렉트릭을 출시한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매월 평균 123대를 판매했다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미니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현대인에게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있고물건을 구매하는 성향도 천차만별이다누군가에게는 4000만원이 넘으면서 159km밖에 못 가는 작은 전기차 정도로 보이겠지만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나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아이템이 될 수 있다자동차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인정해야 할 때다만약 지금 이 차를 사는 이들이 호구라고 생각된다면 직접 시승해 보길 바란다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니 말이다다름과 개성을 인정하는 것이 요즘 세상에는 꽤 중요한 일이다.
 
글 조현규
사진 최재혁조현규

자동차 전문 잡지 <모터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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