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요아정, '디저트 잔혹사' 깰까 [컴퍼니+]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
일명 ‘요아정’, 인기 놀라워
점포 수·매출 고공행진 중
그러나 전망 밝지만은 않아
‘디저트 잔혹사’ 반복 때문
벌써 ‘탕후루’도 시들해져
과연 요아정은 잔혹사 깨고
스테디셀러로 사랑받을까
슈니발렌, 벌집 아이스크림, 대만 카스텔라…. 한때 없어서 못 팔던 디저트들이다. 탕후루도 그렇다. 그렇게 불티나게 팔리던 탕후루의 인기도 벌써 시들해졌다. 이 때문인지 국내 디저트 시장에선 '잔혹의 역사'가 쌓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요아정'이 인기다. 요아정은 과연'디저트 잔혹사'를 깰 수 있을까.
대학생 윤석현(25)씨는 지난 주말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디저트 '요아정'을 먹기 위해 배달앱을 켰다. "처음엔 여자친구가 좋아해서 함께 먹곤 했는데, 이제 남자끼리도 자주 먹어요. 요즘 디저트로 이만한 게 없어요."
요아정의 인기가 뜨겁다. 요아정은 '요거트 아이스트림의 정석'을 줄인 말로, 2020년 트릴리언즈가 설립한 배달 전문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다.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생과일·시리얼 등을 취향대로 올려 먹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어서인지 MZ세대에게 인기가 많다.[※참고: 스타트업 트릴리언즈는 지난 7월 요아정의 경영권을 대구 소재 삼화식품에 넘겼다.]
경기침체·고물가로 외식시장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지만, 요아정은 점포 수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설립 4년 만인 올해 매장 400개를 돌파했다. 가맹 문의가 폭주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기까지 했으니 그 인기가 상상초월이다.
실적도 눈길을 끌 만하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로밀 엠브레인 구매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월 요아정의 매출액은 5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월 매출액(3억원)과 비교하면 1566.7% 증가했다. 지난 8월 편의점 GS25와 함께 론칭한 '요아정 허니요거트 초코볼파르페'도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출시 일주일 만에 20만개가 팔리며 부동의 1위였던 월드콘 매출을 넘어서기도 했다.
요아정이 급부상한 덴 자신의 가치관과 취향에 부합하는 인물이나 플랫폼을 좇는 '디토(Ditto)' 소비가 큰 역할을 했다. 유명 연예인·인플루언서가 자신이 좋아하는 '요아정 조합'을 공유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여기에 앞서 언급했던 '내 마음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토핑'도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 10여종의 과일과 30여종의 과자, 소스 등을 모두 합치면 50여종의 토핑이 있는데 이를 마음대로 추가할 수 있다.
관건은 요아정의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댜. 전망은 반반이다. 국내 디저트 시장에서 하나의 아이템이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가 금세 식는 현상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하고 있어서다.
일례로, 과거에 대박을 쳤던 슈니발렌, 벌집 아이스크림, 대만 카스텔라, 흑당 버블티, 뚱카롱 등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얼마 전까지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탕후루의 인기도 이젠 시들시들하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 개방 통계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탕후루 가게 수는 397개로 지난해(72개)보다 5.5배나 늘어났다.
요아정의 비싼 가격도 변수다. 기본 요거트 아이스크림 가격은 1인 4500원, 2인 8000원인데 여기에 토핑 몇개만 추가해도 1만5000원~2만원대를 훌쩍 넘어간다.
유통 컨설팅 전문업체 김앤커머스의 김영호 대표는 "요아정이 디저트 잔혹사의 불문율을 깰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한다"면서 말을 이었다.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 원하는 대로 토핑을 추가하면 금세 2만원이 훌쩍 넘는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지속적으로 소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회성으로 먹고 인스타그램 등 SNS에 인증하면 모를까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과연 '넥스트 탕후루'로 등장한 대세 요아정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꾸준히 사랑받는 디저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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