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쿠팡 '꼼수보상' 질타 … 김범석 국조 수순
김범석 의장 끝내 불출석
金동생, 회사서 보수받은 정황
공정위 "재벌총수 지정 검토"
쿠팡 美서 3000건 유출 공시
민주 "3300만개 이상" 반박
국정원 "조사 지시한적 없다
위증죄로 쿠팡 대표 고발을"

국회가 30일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와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를 추궁하기 위한 연석 청문회를 열었다. 쿠팡이 유출 정보 규모가 3000여 건이라는 주장을 고수한 반면 정부는 3300만건이 맞다고 반박하면서 진실 공방이 펼쳐졌다. 진상 규명을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3000여 건'이라고 공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 상임위원회 6곳은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 일정에 돌입했다.
위원들은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 의장을 비롯한 핵심 증인들이 지난 청문회에 이어 또 불출석한 것을 집중 비판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출석을 회피하는 것은 국회와 우리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불손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청문회에 앞서 '예정된 일정이 있어 출석하기 어렵다'는 내용을 담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들의 유가족들도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해 김 의장을 규탄했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발언대에 선 쿠팡 칠곡물류센터 소속 노동자 고(故) 장덕준 씨 모친 박미숙 씨는 쿠팡 관계자들을 향해 "아들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전국을 돌고 헤매던 그 모든 순간이 김범석의 한마디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고 잠을 잘 수 없다"고 호소했다.
쿠팡이 전날 정보 유출 피해 보상안으로 기습 발표한 '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사실상 비인기 서비스로 이용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판촉용 쿠폰을 뿌려 피해자들을 우롱했다는 지적이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국민 염장 지르는 식의 무능력·무공감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추가 보상안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저희 보상안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며 "전례 없는 보상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보 유출자가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지만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 개에 불과하다'는 쿠팡 자체 조사 결과를 반박하기 위한 자료도 공개됐다. 민주당은 정보 유출자가 쿠팡에 보낸 경고 메일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메일에 따르면 배송 주소 데이터는 1억2000만건, 주문 데이터는 5억6000만건, 이메일 주소 데이터는 3300만건 넘게 유출됐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청문회에서 "3300만건 이상의 이름과 이메일이 유출됐다"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저스 임시대표는 "정부 지시에 따라 법을 준수하라는 이사회 결정을 이행한 것"이라며 '정부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쿠팡 대표의 '국정원의 조사 지시' 등 일련의 발언은 명백한 허위"라며 "고발권을 가지고 있는 국회 쿠팡청문회가 쿠팡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달라"고 요청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쿠팡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청문위원들은 쿠팡을 향한 정부의 조치를 촉구했다. 김 의장 동생이 경영에 참여해 보수를 받은 정황을 들어 김 의장을 공정거래법상 동일인(기업집단 총수)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쿠팡은 김 의장이 아닌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돼 있는데, (김 의장이 총수로) 지정되면 동일이나 그 특수관계인은 지주회사 설립·전환 시 각종 규제를 받으며 의결권 행사에 제약이 생긴다. 주 위원장은 쿠팡 시장점유율이 급등한 사실을 언급하며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도 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단일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세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75% 이상일 때 지정된다.
한편 쿠팡은 한국 정부와 합의되지 않은 주장이 담긴 보고서를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공시했다. 보고서에는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자체 조사 결과와 1인당 5만원,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바우처를 지급한다는 보상안을 공시했다. 쿠팡은 보고서에서 "3300만개 계정에 접근이 있었으나, 범인이 실제로 저장한 데이터는 약 3000건에 불과하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공시에는 정부가 '쿠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진영화 기자 /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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