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혁신 과기정책을 말한다] 정보戰 시대, 싱크탱크 네트워크 구축해야

최근 강조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핵심 키워드는 '연결'과 '통합'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체제를 연결하는 '유사 입장국'(like-minded states) 중심의 동맹체계 통합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최근 수많은 국제사회 변수가 복합적으로 결부되는 현재의 국제정치 상황에서 더욱 정밀해지고 고도화되어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이 중심이 되어 아시아 주요국과 개별적인 상호방위조약을 맺는 현행 허브 앤 스포크 방식으로는 세계 각국의 전쟁 및 중국, 러시아, 북한 등에서 발생하는 전쟁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오커스(AUKUS)에 대한 일본의 '필러(Pillar) 2' 참여를 논의한 미·일 정상회담(2024. 4. 10.)과 미·일·필리핀 정상회담(2024. 4. 11.)을 계기로 쿼드(QUAD) 강화 등 여러 동맹과의 촘촘한 방위체계 구축을 통해 효과적인 중국 견제를 지향하는 '격자형(lattice) 동맹'이 부상한 것은 이러한 우려가 허상이 아님을 증명한다. 격자형 동맹 체계로 진화하는 것은 영국, 호주, 일본 등 주요 국가들과의 네트워크가 강화될 것임을 시사하며, 정책정보 공유·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짐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국가전략기술과 같은 첨단기술의 협력을 지향하는 글로벌 가치 중심 공조 체계의 구축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국가전략기술 분야는 '협력'과 '경쟁'의 양면성을 지닌 특수성으로 인해 공조 체계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다. 국가전략기술이 개념상 '국가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술'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 단지 과학적 선의에 기반한 협력만을 지향할 수 없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상호 경쟁하여 자국의 이익에 우선하는 의사 결정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 분야의 협력 체계는 앞서 언급한 양면성으로 인해 정부 간 외교적 협력 체계, 소위 '트랙(Track) 1.0'으로 불리는 체계에서 협력 성과를 달성하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정부 간 외교적 협력 체계는 의사 결정이 가능한 상부로부터 실무를 이행하는 하부까지 효과적으로 정렬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실무 층위(레벨)에 이르러서는 다양한 이유로 해당 국가 간 협력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가전략기술 분야의 국제 협력에서 이에 관여하는 정책연구 주체들 간 협력 체계가 중장기적 가치동맹 체계의 존속에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각국의 과학기술 및 혁신 싱크탱크가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소다자주의 참여 국가들 간 전략기술 정책 경쟁을 정책 협력 방향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2021년, 한국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로부터 공식적으로 선진국 그룹(List B)으로 지정되었다. 이는 한국이 UNCTAD에 가입한 지 56년 만의 일이며, 1964년 UNCTAD 설립 이래 최초의 사례다. 또한, 국가 간 경제 동맹의 논의가 기술 동맹으로 확장되면서, 한국은 핵심적인 기술 선도국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가 전략 기술 분야에서 유사한 입장을 가진 국가들과의 가치 동맹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세계적인 싱크탱크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인텔리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하나의 유력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일류 기술을 가진 국가를 추격하기 위한 전략과 정책을 마련해 왔다. 하지만 어느덧 더 이상 선도 국가를 참조하는 방식이 유효하지 않은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글로벌 인텔리전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일류가 된 기술 분야에 대해 기술의 발전과 산업적 성장을 주도하는 선도국으로서 국제 무대에서 역할을 공고히 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2025년에는 인텔리전스 체계를 통해 세계적으로 주도권을 다투는 전략기술 분야에서 선진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성과들이 달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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