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사업에 삼성전자가 직접 나섰다… 레인보우로보틱스·에스피지 수혜 기대감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2026. 7. 3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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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부품들은 기존 공급망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옵티머스는 공급망이 전혀 없다. 로봇은 모든 요소가 새롭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의 로봇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이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에스피지에도 온기가 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7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RX 사업추진실 출범을 계기로 양팔 로봇 및 AMR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업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라며 "향후 삼성전자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공동개발 휴머노이드 로봇 공개가 주요 마일스톤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에 힘을 실을수록 레인보우로보틱스를 거쳐 에스피지까지 수혜를 입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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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모터 만들던 에스피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로봇 감속기 단독 공급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 ‘RB’ 시리즈. 레인보우로보틱스 제공 
"전기차 부품들은 기존 공급망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옵티머스는 공급망이 전혀 없다. 로봇은 모든 요소가 새롭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7월 22일(현지 시간) 콘퍼런스 콜에서 한 말이다.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양산의 최대 제약으로 '공급망 부재'를 꼽은 것이다. 로봇 경쟁에서 핵심이 공급망 확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로봇 공급망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삼성전자 로봇 생태계에 투자자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7월 21일 대표이사 직속 'RX(Robotics eXperience) 사업추진실' 신설을 발표하고 로봇 사업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에 삼성전자의 로봇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이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에스피지에도 온기가 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로봇 양산 핵심은 공급망"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 개발에 참여했던 KAIST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업체다. 2021년 협동 로봇 'RB' 시리즈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현재 자율이동로봇(AMR), 4족 보행 로봇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868억 원을 투자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7%를 확보했다. 2024년 12월 31일 보유 중인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율을 35%로 끌어올리고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로써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연결 자회사가 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 양팔 로봇, AMR 등을 제조·물류 등 업무 자동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연간 매출 104억 원을 만들어냈다. 2024년 약 14억6000만 원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로부터 나온 매출은 24억1500만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5배 증가했다. 또 올해 1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 관련 매출채권도 약 61억7000만 원 남아 있다. 향후 매출로 인식될 물량이 상당 부분 누적돼 있다는 뜻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은 약 90억6200만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0%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341억 원으로 전년보다 76.7% 증가했다. 박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7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RX 사업추진실 출범을 계기로 양팔 로봇 및 AMR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업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라며 "향후 삼성전자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공동개발 휴머노이드 로봇 공개가 주요 마일스톤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스피지의 로봇용 감속기. 로봇 관절이 정밀하게 움직이는 데 필수적인 부품이다. 에스피지 제공 

삼성전자-레인보우로보틱스 협업 강화 전망

에스피지 역시 삼성전자 로봇 생태계에서 눈에 띄는 기업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 4족 보행 로봇 등 전 제품군에 정밀 감속기를 단독으로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에 힘을 실을수록 레인보우로보틱스를 거쳐 에스피지까지 수혜를 입는 구조다.

정밀 감속기는 로봇 관절이 정확하게 움직이는 데 필수적인 부품으로 로봇 원가의 약 30~40%를 차지한다. 그동안 정밀 감속기 시장은 일본 하모닉드라이브와 나브테스코 등이 장악해왔지만, 에스피지가 2017년부터 약 300억 원을 투자해 설계부터 제조, 정밀 가공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하는 데 성공했다.

1991년 설립된 에스피지는 냉장고, 세탁기 등에 들어가는 팬(FAN) 모터와 공장 자동화용 기어드(Geared) 모터를 만들어온 가전 부품 회사였다. 현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3가지 방식의 산업용 로봇 감속기를 모두 만들 수 있는 로봇 부품 회사로 성장했다.

에스피지는 올해 1분기부터 레인보우로보틱스의 4족 보행 로봇용 정밀 감속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김혜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4족 보행 로봇 1대에 감속기 12개가 탑재된다"며 "이에 따라 에스피지는 2027년 레인보우로보틱스로부터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160억 원 매출을 만들어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에스피지는 지난해 매출 3417억 원, 영업이익 17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468억 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6억 원 늘었다. 영업이익률이 3% 내외에 불과한 모터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이익률이 약 10%인 감속기 매출이 증가한 결과다. 전체 매출에서 정밀 감속기의 비중은 현재 5% 수준이다. 에스피지는 5년 내 감속기 비중을 25~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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