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뒷유리를 가로지르는 얇은 주황색 또는 갈색 선들.
우리는 모두 이 선의 정체를 알고 있습니다.
바로 겨울철 서리나, 비 오는 날 습기를 제거해 주는 고마운 **'열선(Defroster)'**이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이 선들이 뜨거워지면서 뿌옇던 뒷유리를 마법처럼 깨끗하게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만약, 이 평범해 보이는 열선이 사실은 두 가지의 전혀 다른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면 어떨까요?
이 선들 덕분에 우리가 매일 아침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숨겨진 임무: '라디오 안테나'의 정체

과거의 자동차들을 떠올려 보세요. 라디오를 듣기 위해 운전석 옆이나 트렁크에서 길고 얇은 은색 **'막대 안테나'**를 뽑아 올리던 기억이 나실 겁니다.
하지만 요즘 차에서는 이런 막대 안테나를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바로 뒷유리의 열선 속으로 숨어 들어간 것입니다.

원리: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매끄럽고 깔끔한 외관을 위해 툭 튀어나온 막대 안테나를 없애고 싶었습니다.
그들은 이미 유리 위에 인쇄되어 있는 '전기가 통하는' 열선이, 라디오 전파를 수신하는 '안테나' 역할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구조: 자세히 보면, 열선 중 일부는 다른 선들보다 더 굵거나, 모양이 살짝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열선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별도의 선이 함께 인쇄되어 있기도 하죠.
이 선들이 바로 차량의 라디오 수신기와 연결되어 AM/FM 라디오 전파를 잡는 '안테나'의 역할을 합니다.
즉, 뒷유리의 열선은 추운 날 우리의 시야를 확보해 주는 동시에, 막히는 출근길에 즐거움을 주는 라디오 방송까지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아주 똑똑한 이중 스파이였던 셈입니다.
(샤크 안테나는 주로 DMB나 GPS 수신용인 경우가 많습니다.)
주의사항: 내부 유리 청소는 '부드럽게'

이 비밀을 알고 나면, 뒷유리를 청소할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생깁니다.
이 열선들은 유리 표면에 얇게 인쇄된 '전자 회로'와 같습니다.
따라서 내부 유리를 닦을 때 날카로운 물건이나 거친 수세미로 긁어내면, 이 회로가 끊어질 수 있습니다.
회로가 끊어지면, 특정 부분의 열선 기능이 작동하지 않거나, 라디오 수신 감도가 뚝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뒷유리 안쪽은 항상 부드러운 천과 유리 세정제를 이용해 '가로 방향(열선 결)'으로 부드럽게 닦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번, 비 오는 날이나 서리 낀 아침에 뒷유리 열선 버튼을 누를 때 한번 생각해 보세요.
당신은 단지 성에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좋아하는 라디오 채널을 선명하게 듣게 해주는 '안테나'까지 함께 활성화시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자동차의 작은 부품 하나하나에 담긴 이런 비밀을 아는 것, 운전의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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