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V 재구성] ‘캐파·영업력 강화’ 포스코퓨처엠, 국내외 파트너십 확장

/사진 제공=포스코퓨처엠

기업은 성장에 필요한 다양한 확장 전략을 구사한다. 시간과 자금을 절약하고 해외진출에 따른 각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일이 대표적이다. 첨단소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도 이 과정에서 JV를 만들고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캐파)과 영업력 등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철강 중심의 포스코그룹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고 있다.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며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3조원,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빠르게 성장하는 이차전지 시장을 겨냥해 활발한 투자를 이어갔다. JV는 이 같은 변화의 와중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이 지난 1994년 삼화화성을 합병해 세운 포철로재가 모태다. 2010년 음극재 사업을 인수하고 2019년 양극재 사업을 하는 포스코ESM을 흡수합병했다. 사명도 포스코켐텍에서 포스코케미칼로 변경했다. 지난해 또다시 사명을 바꿔 포스코퓨처엠으로 정착했다.

/사진 제공=포스코퓨처엠

JV에는 그간의 성장 기록이 담겨 있다. 포스코켐텍 시절이던 2012년 미쓰비시상사·화학과 합작 설립한 피엠씨텍(현 포스코MC머티리얼즈)을 통해 이차전지 밸류체인 확대를 꾀했다. 포스코MC머티리얼즈의 침상코크스 사업은 전극봉과 이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인조흑연 음극재 원료로도 활용된다.

이차전지 사업 일원화를 완성한 포스코ESM도 포스코가 2012년 보광그룹 계열사 휘닉스소재와 합작법인으로 설립했다. 당시 경북 구미에 연산 2000톤 규모의 리튬망간산화물(LMO)과 3성분계(NMC) 계열 양극재 생산라인을 확보했다. 포스코는 이후 2017년 유상증자 방식으로 포스코ESM 지분 75.32%를 인수하며 지배력을 가져갔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현지 소재업체 ‘화유코발트’와 오랜 인연을 이어오며 끈끈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대표적으로 2005년 공동 설립한 ‘장가항포항내화재료유한공사(Zhangjiagang Pohang Refractories)’를 꼽을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이 지분 51%를 보유한 종속기업으로 산업용노재 정비와 내화물 품질검수 사업을 한다.

포스코는 2018년에도 화유코발트와 다시 협업에 나섰다. 이차전지 생산성 강화를 목적으로 JV 절강포화(ZHEJIANG POSCO-HUAYOU ESM)와 절강화포(ZHEJIANG HUAYOU-POSCO ESM)를 합작했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절강포화는 당초 포스코가 60%, 화유코발트가 40%를 보유했으나 2021년 포스코케미칼이 인수해 지분 50%를 확보했다. 이후 지분율을 45%로 낮췄지만 실질 지배력을 고려해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다. 절강화포는 지분 32%를 가졌으며 관계기업으로 분류됐다.

포스코퓨처엠은 북미 이차전지 시장 확장에도 JV를 활용했다. 2022년 미국 자동차사 제너럴모터스(GM)와 캐나다 퀘백에 양극재 JV 얼티엄캠(Ultium CAM)을 설립했다. 올해 9월 3만톤 규모의 생산공장 준공을 목표로 잡았다. 포스코퓨처엠이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추가로 3만3000톤을 증설해 내년까지 총 6만3000톤의 캐파를 확보할 계획이다.

2020년에는 OCI와 고순도 과산화수소 JV 피앤오(P&O)케미칼도 설립했다. 포스코케미칼이 51%, OCI가 49%의 지분을 가져갔다. JV는 OCI 광양공장 인근 부지에 연 5만톤 규모의 과산화수소 생산공장을 지었다. 올 1월에는 중국 CNGR 기업과 전구체 수요 대응을 위한 JV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올해도 해외 시장을 겨냥한 JV 설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일본 자동차사 혼다와 양극재 JV 설립 구상을 밝혔다. 양사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양극재 합작사를 만드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합작사가 생산하는 양극재는 혼다가 북미에서 생산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배터리 성능과 원가를 좌우하는 양극재를 현지에서 양산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경쟁 우위을 차지하겠다는 포석이다.

윤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