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우는 향' 잘못 맡으면, 자칫 병풍 뒤에서 향 맡습니다
- 태워서 향기 내는 '인센스스틱' 인기
- 각양각색 제품으로 인테리어에 활용
- 안전성 확인 안 돼 호흡기 건강 우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내 생활 비중이 커지면서 기분전환을 도와주는 ‘향’ 제품의 인기가 증가했다. 태워서 향기를 내는 ‘인센스스틱’도 연일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무턱대고 사용하다가 호흡기 건강에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인센스스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향멍’, ‘향테리어’의 주인공
‘인센스스틱’은 과거 종교의식에서 사용하던 ‘향’을 아로마테라피 목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막대기 모양이며 숯이나 나무 반죽 등에 향료를 첨가해 연기를 방출한다. 향으로 공간을 채워줌으로써 기분전환을 도와준다. 가수 출신 방송인 이효리가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불을 붙이고 화재위험이 없는 곳에 거치하면 된다. 인센스스틱의 연소 시간은 통상 15분 내외다. 인센스스틱의 향은 심신의 안정을 도울 뿐만 아니라 집안의 각종 냄새를 제거하는 탈취 기능도 갖췄다.
최근에는 세련되고 감성적인 디자인을 갖춘 제품도 많이 출시됐다. 덕분에 인테리어 아이템으로도 인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인센스스틱을 활용한 인테리어나 관련 생활용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자칫하면 독… 인센스스틱의 위험성
가늘게 피어오르는 연기를 바라보면 복잡한 머리가 조금은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바라보고 있는 그 연기가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2018년 한국소비자원은 인센스스틱이 연소할 때 방출하는 유해물질의 양이 안전을 위협할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센스스틱을 태울 때 신축 공동주택 실내공기 질 권고기준(30㎍/㎥ 이하)을 초과하는 벤젠이 33㎍/㎥~186㎍/㎥ 농도로 검출됐다.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은 휘발성이 있어 공기 중에 떠돌다가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유입될 수 있다. 벤젠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혈액에 문제가 생겨 빈혈이나 암의 일종인 백혈병 위험이 커진다.
◇호흡기 건강 우려, 해결책은
운치는 있지만 멋모르고 사용하다가 큰 낭패를 볼 수 있는 인센스스틱.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첫째도 환기, 둘째도 환기다. 인센스스틱 연소 중에 충분히 실내를 환기해서 연기를 빠져나가게 하고, 그 후의 은은한 잔향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연 유래 성분으로 제작된 안전한 제품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인센스스틱을 구매할 계획이라면 성분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성분이 불분명한 인센스 제품을 피하고 ‘생활화학제품 안전기준 적합확인 신고’가 완료된 제품인지도 확인해보자.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연기가 약한 ‘미연향’ 인센스스틱도 있다. 기존 제품과 달리 연기가 적어서 오로지 향기에만 집중해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디자인의 인센스스틱 거치대가 등장하면서 인센스스틱 자체가 인테리어 소품 카테고리로 부상했다.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돈 주고 건강을 버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인센스스틱을 사용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기’라는 것을 기억하자.
/임수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