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 처가에 다녀왔습니다. 돌아올 때 장모님이 반찬통 하나를 건네주셨습니다.지난번에 우리가 드렸던 통이었습니다. 빈 통을 돌려주시는 줄 알고 별생각 없이 받아 왔습니다.

통이 생각보다 무거웠습니다
차에 싣는데 통이 묵직했습니다. 빈 통치고는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아내에게 물으니 그냥 무거운 통이라고 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야 냉장고에 넣으려고 뚜껑을 열었습니다. 안에는 나물 세 가지가 칸칸이 담겨 있었습니다.

통 안에 쪽지가 하나 있었습니다
나물 옆에 접힌 종이가 끼워져 있었습니다. 펼쳐 보니 짧은 글씨가 적혀 있었습니다. 반찬이 떨어지면 언제든 말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밑에는 상하기 전에 먼저 먹으라는 순서까지 적혀 있었습니다. 글씨가 예전보다 많이 흔들려 있었습니다.

아내가 한참을 말이 없었습니다
쪽지를 아내에게 건넸습니다. 읽더니 아무 말 없이 부엌에 서 있었습니다. 요즘 어머니 손이 떨려서 글씨 쓰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습니다. 그 글씨를 쓰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지 짐작이 되었습니다. 저녁 내내 두 사람 다 말수가 줄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빈손으로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반찬통을 돌려드릴 때 안을 채워서 갈 생각입니다.받기만 하던 자리에 오래 있었다는 것을 그날 알았습니다. 이제는 순서를 조금 바꿔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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