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는 냄비, 지금 당장 바닥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304·316은 안전
201 스테인리스는 위험 신호
스테인리스 냄비 바닥 숫자의 의미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스테인리스 냄비 바닥에 적힌 숫자들이 음식 맛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여름철, 간단하게 끓인 어묵국이나 냉면 육수를 한입 떠먹었는데 평소와 다르게 비릿하거나 밍밍하게 느껴졌다면, 재료 문제가 아니라 냄비 재질이 원인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가정에서는 스테인리스 냄비를 믿고 쓰지만, 그 속살을 들여다보면 이야기 다르다.

냄비 바닥에 찍힌 ‘304’, ‘316’, ‘201’ 같은 숫자는 단순한 공정 번호가 아니라, 내부 합금 성분과 위생성, 부식 저항력까지 결정짓는 ‘재질 등급’ 표기다.

겉보기에는 번쩍이는 광택으로 멀쩡해 보여도, 이 숫자에 따라 음식의 안전과 맛은 천지차이가 된다.

음식이 이유 없이 맛이 없을 땐 냄비를 탓해볼 필요가 있다. 손에 익은 조리도구라도, 그 바닥에 새겨진 숫자 하나가 식탁 위의 모든 걸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304, 316, 201? 숫자가 말해주는 ‘냄비의 정체’

스테인리스 식기 도구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스테인리스 냄비나 후라이팬 바닥을 보면 ‘304’, ‘316’, 혹은 ‘201’ 같은 숫자가 새겨져 있다. 이 숫자들은 단순한 제품 번호가 아니라 ‘스테인리스 강종’을 뜻하는 중요한 지표다.

304는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등급이다. 내식성과 내열성이 고루 뛰어나며,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 대부분의 냄비, 수저, 식기에 널리 쓰인다.

하지만 완전히 녹슬지 않는 건 아니다. 염분이나 산성 재료가 많은 음식, 특히 식초를 넣은 조리를 장시간 하면 표면이 손상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조리 후 빠르게 세척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반면 316은 의료용에도 사용되는 고급 소재다. 몰리브덴이 첨가되어 염분이나 산성에도 강하고, 부식이 거의 없다.

그래서 유아용 식기나 장시간 끓이는 요리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위생과 안전을 중시한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등급이다.

문제는 200번대다. 특히 ‘201’은 중국 등지에서 수입되는 저가형 제품에 많이 사용되며, 겉보기엔 번쩍이지만 내부 성분은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다.

부식에 취약하고, 염분이나 산성 조리에선 유해 물질이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실제로 일부 제품에서 중금속이 검출된 사례도 있어, 식품용으로는 부적합하다.

숫자 없는 냄비?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스테인리스 주방용품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주방용품을 살 때 무심코 넘기기 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바닥에 숫자가 없거나 ‘스테인리스’라고만 적힌 제품이다.

표기가 없는 제품은 등급이 낮거나, 성분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바닥 사진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땐 상품 설명만 믿지 말고, 구매 전 판매자에게 제품의 재질 등급이나 바닥 사진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어떤 제품은 일부만 304 스테인리스이고, 나머지는 품질이 낮은 금속으로 구성돼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품에 304나 316이라고 명확하게 표기돼 있고, 제조사 정보가 꼼꼼히 제공되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숫자 하나가 음식과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방용품은 ‘겉’보다 ‘밑’을 봐야 한다.

숫자만 알면 음식도 안심, 관리도 철저히

스테인리스 냄비 세척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숫자를 확인해 안전한 제품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용 후 관리 역시 간과해선 안 된다.

스테인리스라고 해서 절대 녹슬지 않는 것은 아니며, 특히 조리 후 염분이나 수분이 남은 상태로 방치하면 얼룩이나 부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사용 후에는 부드러운 수세미로 닦고,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식초나 레몬즙을 희석해 닦는 것도 좋다. 냄비의 바닥뿐 아니라 손잡이 마감 상태, 무게감 등도 사용 중 안정성과 직결되므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한 용도에 맞는 스테인리스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바닥이 두껍고 열전도율이 고른 제품은 찜이나 끓임용으로 적합하고, 가볍고 얇은 냄비는 순간 가열이나 튀김 등에 어울린다. 용도와 소재가 맞지 않으면 조리 효율도 떨어지고, 수명도 짧아질 수 있다.

스테인리스 냄비 하나에도 ‘숫자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제부턴 주방에서 ‘요리’를 시작하기 전, 냄비 바닥부터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자. 숫자 하나가 당신의 식탁을 더 안전하고, 맛있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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