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LS전선 해저케이블 도면 유출 의혹’ 대한전선 임직원 3년만에 송치

채민석 기자 2026. 5. 28. 17:0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임직원 13명·법인 3곳 송치
대한전선이 기술 유출한 것으로 결론
2024년 하반기에만 압수수색 4차례
검찰서 혐의 인정될 경우 민사 소송전
대한전선의 해저케이블 1공장. 사진제공=대한전선

경찰이 우리나라 전선업계 1위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이 담긴 도면을 유출한 의혹을 받는 경쟁업체 대한전선의 임직원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수사 착수 3년 만에 대한전선이 LS전선의 영업비밀을 부당하게 취득한 것으로 결론냈다.

28일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대한전선 임원 A씨와 실무자 등 4명, 가운종합건축사무소 관계자 7명, 설비업체 관계자 2명 등 총 13명을 수원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3개 회사 법인 또한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2023년 6월께 대한전선 공장을 설계한 가운종합건축사무로로부터 LS전선이 보유한 해저케이블 기술이 유출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지난 2024년 하반기에만 대한전선 등을 상대로 4차례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A 씨 등 대한전선 임직원들은 2022년에서 2023년 사이 충담 당진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LS전선의 기술을 부당하게 취득해 반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LS전선은 2007년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개발했으며, 2009년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을 준공했다. 해당 공장 1~4동을 설계한 업체는 가운종합건축사무소였다. 가운종합건축사무소는 이후 LS전선의 경쟁업체인 대한전선과 계약을 맺고 2024년 6월 초 대한전선의 해저케이블 1공장을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LS전선은 가운종합건축사무소가 자사와 맺었던 비밀유지 약정을 깨고 회사 내부 기술이 담긴 자료를 무단으로 대한전선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해저케이블은 이음새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백~수천t에 달하는 수십~수백㎞의 장조장(케이블을 중간 접속없이 한번에 설치하는 것)으로 생산한다. LS전선은 일반 공장 설계와는 달리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는 장조장을 포함한 고중량 케이블 생산·보관·이동을 위한 설비가 포함돼 있어 설계 자체가 보안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한전선이 LS전선이 보유하고 있는 해저케이블 영업비밀을 취득할 목적으로 가운종합건축사무소를 설계업체로 선정했다고도 보고있다.

이를 두고 LS전선과 대한전선도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경찰 수사 이후 LS전선은 대한전선이 가운종합건축사무소에 먼저 연락해 수차례 설계를 요청하는 등 고의적으로 접촉을 해왔다고 주장하며 “기술 탈취가 사실일 경우 모든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전선은 LS전선의 영업비밀을 탈취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 경찰조사에서도 LS전선은 이번 사태로 수천억 원의 피해를 봤다고 밝혔지만 대한전선은 해당 정보가 영업비밀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운종합건축사무소 등도 대한전선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검찰 송치는 수사기관의 1차적 판단일 뿐으로, 위법성이나 책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향후 검찰 및 법원 절차에서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을 충실히 설명하고, 회사의 무혐의를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검찰과 법원에서도 대한전선의 혐의를 인정할 경우 형사 사건을 넘어 적지않은 규모의 민사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S전선은 내부적으로 대한전선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