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계부채 비율 2분기 상승 추세‥'집값'이 금리 결정에 중요 변수"

지난 5월 이후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명목 국내총생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분기 이후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또 한은은 가계대출 바탕이 되는 집값 상승이 금융과 경기의 변동성을 키우고 소비를 제약하는 만큼, 앞으로 기준 금리 인하 결정 과정에서 집값을 중요 변수로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은은 오늘(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물가 목표 수준 수렴 확신이 강해지고 환율 수준도 한 단계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향후 금리 인하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는 데 '성장 흐름'과 금리 조정 뒤 '금융안정 위험'이 중요 고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은은 내수가 더디게 회복되는 상황에서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비율이 이미 금융 부문을 위협하고 경제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며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황건일 금통위원은 "금리 인하가 성장과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두 목표의 상충 정도를 최소화하려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거시건전성 규제의 적절한 조합이 어느 때보다 긴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은은 해당 보고서에 담은 `최근 주택시장·가계부채 상황 평가 및 시사점'에서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소득, 사용 가치 등과의 괴리가 다시 커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 명목 주택가격은 2021년 고점의 90%를 회복했고, 지난 7월 서울의 주택시장 위험 지수는 '고평가' 단계인 1.11로, 과열 단계에 근접하는 추세입니다.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 92.1%를 기록했는데, 지금처럼 금융권 가계대출이 늘면 이 비율이 2분기부터 올라 올해 4분기 최대 92.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한은은 "최근 서울 등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과 비아파트 기피에 따른 수급 불균형, 금리 인하 기대 등에 따른 대출 금리 하락, 규제 완화와 정책금융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과거와의 차이라면 전세가율이 낮아 갭투자의 비중이 아직 작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가격과 건물투자 간 연계성이 크지 않고 높은 가계부채비율 등으로 부의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은은 통화정책과 관련해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향후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시장 기대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거시 건전성 규제 등의 측면에서 주택공급 확대와 규제 강화 조치의 효과를 점검하면서, 필요하면 더욱 강화하는 조치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혜인 기자(hi@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econo/article/6636269_3645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