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름 사라진 오승환, LG 논란의 선수 '승부수' 카드… 삼성-LG, 22년 만의 가을야구 대결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금이야 많이 희석됐지만 한때 ‘전자 라이벌’로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던 삼성과 LG의 포스트시즌 매치업이 2002년 한국시리즈 이후 처음으로 성사됐다. 13일부터 플레이오프 일정에 돌입하는 가운데 두 팀 모두 신중하게 30인 엔트리를 짰다. 삼성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고민한 가운데, LG도 김범석이라는 하나의 승부수를 추가했다.
삼성과 LG는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30인 엔트리를 발표했다. 정규시즌 2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에서 kt를 3승2패로 꺾고 올라온 LG와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정규시즌에서도 막판까지 2위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인 두 팀은 제각기 각오로 KIA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삼성은 14명의 투수 라인업을 짰다. 이상민 원태인 이승현 김태훈 김윤수 이승민 레예스 임창민 이호성 최채흥 이승현 황동재 김재윤 송은범이 이름을 올렸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대목은 오랜 기간 삼성 불펜의 버팀목이 된 오승환의 제외, 그리고 부상으로 정규시즌 막판부터 전열에서 이탈한 외국인 에이스 코너 시볼드가 돌아오지 못한 점이다. 어느 정도 예상은 된 부분이지만, 막상 엔트리에 없으니 그 이름이 크게 느껴진다.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로 손꼽히는 오승환은 올해도 삼성의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다. 전성기보다는 당연히 구위가 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21년 44세이브, 2022년 31세이브, 그리고 지난해에도 30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이다. 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지며 난타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고, 시즌 58경기에서 3승9패27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4.91로 자신의 경력 최악의 성적을 냈다.
2군에서 조정을 거치는 등 구위 정상화를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오승환은 시즌 막판부터 전력에서 제외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시즌 막판에는 박진만 삼성 감독의 입에서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충격적인 이야기까지 나왔다. 일단 휴식기 동안 연습경기나 피칭에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끝내 플레이오프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삼성은 김재윤을 중심으로 임창민 김태훈 등 베테랑 선수 위주의 필승조 라인업을 꾸릴 전망이다. 다만 김재윤도 올해 LG전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23으로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불펜 운영을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가 삼성의 이번 시리즈 하나의 관건으로 떠오른 셈이다. 반면 시즌 막판 나름 괜찮은 투구를 하며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로 선전한 또 다른 베테랑 송은범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어왔다. 올해 테스트를 통해 삼성에 입단한 송은범의 기적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이번 플레이오프를 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지난 9월 12일 오른쪽 견갑골 부상 탓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포스트시즌을 보고 재활에 총력을 기울였던 코너 또한 한 달의 시간 동안 충분한 회복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오승환보다 삼성 전력에 더 큰 치명타라고 볼 수 있다. 코너는 시즌 28경기에서 11승6패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하며 삼성 마운드의 외국인 에이스 몫을 했다. 총 160이닝을 소화했고, 13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으며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2.76으로 호투했다.
건강했다면 당연히 1선발 가능성도 있는 선수였지만 부상이 다 회복되지 않아 엔트리에도 들어오지 못했다. 한국시리즈에 가면 출전 가능성이 있으나 어디까지나 그때의 이야기다. 여기에 백정현까지 부상으로 이번 엔트리 포함이 불발된 가운데 삼성은 선발진 구성을 놓고 고민이 깊어졌다. 일단 삼성은 가장 중요한 1차전에 대니 레예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원태인이 2차전에 나설 전망인 가운데 3차전 이후 선발 구상이 관심을 모은다.
포수로는 강민호 이병헌 김민수가 이름을 올렸다. KBO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포수인 강민호는 아직 한국시리즈 경험이 없는 대표적인 선수로 유명하다. 올해가 그 한을 풀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무려 12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LG의 뛰는 야구를 저지할 수 있을지가 삼성 포수진의 당면 과제다.
내야수로는 디아즈 이재현 안주형 류지혁 김영웅 전병우 박병호가 이름을 올렸다. 주전 구도는 비교적 명확한 가운데 이재현 김영웅이라는 삼성의 젊은 재능들이 큰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외야수로는 팀의 핵심 선수이자 이번 시리즈의 키플레이어인 구자욱을 비롯, 김지찬 이성규 윤정빈 김헌곤 김성윤이 포함됐다.
준플레이오프에서 kt를 맞아 5경기를 치르며 체력 소모가 심한 LG도 투수 14명을 넣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예고된 최원태를 비롯, 손주영 엔스 임찬규가 선발로 투입될 예정이다. 당초 선발 자원이었으나 포스트시즌에서는 불펜에서 뛰며 영웅적인 활약을 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도 당연히 포함됐다. 김유영 함덕주 김대현 정우영 백승현 이종준 김진성 이지강 유영찬이 플레이오프에 간다. 준플레이오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선발 투수들의 분전 여부가 중요한 가운데 에르난데스의 건재 여부, 그리고 유영찬 김진성 외에 다른 불펜 필승조가 나올 수 있을지 중요하다. 일단 한 번의 5전 3선승제 시리즈는 어떻게 버텼지만, 에르난데스가 준플레이오프처럼 계속 나와 좋은 구위를 보여준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함덕주 정우영 백승현 등에 기대를 건다.
포수는 공식적으로 네 명이 들어왔다. 박동원 허도환 이주헌에 김범석이 포함됐다. 뛰어난 장타력과 별개로 체중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김범석은 포수보다는 지명타자나 대타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준플레이오프 명단에는 들어오지 못했으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다시 팀에 합류했다.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아무래도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이다. 한 방이 있는 김범석의 가세가 시리즈에 어떠한 미묘한 균열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머지 야수진은 큰 변화가 없다. 내야수로는 문보경 신민재 구본혁 이영빈 오지환 오스틴 김대원이 들어갔다. 주전 구도에 큰 변화는 없는 가운데 준플레이오프에서 호된 시련을 겪었던 문보경의 반등 여부가 관심이다. 외야는 문성주 박해민 김현수 홍창기 최승민이 포진한다.
최원영이 제외된 가운데 김범석이 포함된 정도로 엔트리 변화를 마쳤다. 다만 잠실에서는 또 뛰는 야구를 할 가능성이 높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도 이번 시리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체력 부담은 LG쪽이 훨씬 심하기 때문에 주축 야수들의 방망이가 관심이다. 두 팀의 정규시즌 맞대결 성적은 삼성이 8승7패1무로 살짝 우위를 점했다. 다만 큰 무대 경험은 LG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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