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입지' 미니스톱 300곳을 잡아라..편의점 '빅3' 미니스톱 모셔오기 전쟁

미니스톱 점포. (사진=미니스톱 홈페이지)

지난해 세븐일레븐이 인수하면서 현재 국내서 단 300곳만 운영 중인 편의점 미니스톱을 두고 세븐일레븐, GS25, CU 등 편의점 '빅3' 업체들이 '미니스톱 모셔오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편의점 근접 출점 제한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운데다 국내 편의점 시장 진출 1세대로 뛰어난 입지에 넓은 면적까지 갖춘 미니스톱이 빅3 업체들 사이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남은 300곳 미니스톱의 브랜드 사용 기한은 내년 3월로 만료된다. 세븐일레븐 인수 이후 미니스톱 점포 수는 기존 2500곳에서 300곳으로 축소됐다. 남은 미니스톱 점포들은 모두 가맹점으로, 이를 운영하는 점주는 브랜드 사용 계약 만료 시 자유롭게 브랜드를 변경할 수 있다. 이는 내년 3월까지 자유계약이 가능한 미니스톱 점포가 300곳이나 발생한다는 뜻이다.

편의점 빅3에겐 300곳 매장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편의점 수는 5만 3837곳이다. 이 가운데 CU가 1만 6787곳(31%), GS25가 1만 6448곳(30%), 세븐일레븐이 1만 4265곳(27%)의 점포를 보유하며 전체 88%를 차지하고 있다. 남은 미니스톱 점포 300곳을 특정 업체가 가져간다고해도 눈에 띄는 점유율 변화는 일어나지 않지만 2018년부터 시행된 '편의점 자율규약'으로 기존 편의점 50~100m 이내 신규 점포를 출점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니스톱 매장을 가져간다면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노른자 땅'에는 이미 기존 편의점들이 들어와있어 포화 상태인데 미니스톱은 지난 1990년 GS25(당시 LG25), CU(패밀리마트)가 1호점을 낸 시기에 국내 진출하며 뛰어난 입지를 선점했다. 미니스톱 점포는 최소 면적(25평 이상)이 타 점포(20평 이상)에 비해 넓어 리모델링 과정에서 다양한 특화 매장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니스톱은 누구나 탐내는 매물"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빅3는 미니스톱 점주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전환' 물밑 작업에 나서고 있다. 브랜드 전환 시 발생하는 인테리어 비용을 전액 지원하는 것은 물론 권리금 형태의 '지원금'을 높여 부르기도 한다.

세븐일레븐은 점주들에게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꾸더라도 미니스톱 인기 제품인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치킨을 계속 판매할 수 있으며 앞서 세븐일레븐으로 전환한 점포들의 평균 매출이 5~10% 상승했다는 데이터를 제시하며 '집토끼 지키기'에 나섰다. 특히 자사 먹거리 특화 매장인 '푸드드림(Food Dream)'이 일반 점포 대비 매출이 1.5배 이상 높고 면적이 넓은 미니스톱 점포에 적용하기 수월하다는 점을 앞세운다.

GS25나 CU는 브랜드 전환 지원금을 10~20% 높여 제시하는 등 '웃돈 경쟁'까지 하고 있다. 점포의 주변 상권과 매출 평균에 따라 상이하지만 목이 좋은 점포의 지원금은 1억원을 훌쩍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세븐일레븐에 비해 많은 '히트 상품'을 앞세우며 매출 증가를 설득하고 있다. GS25는 혜자 도시락, 점포 컵라면, 원소주 등을 CU는 연세우유크림빵, 백종원 도시락, 득템시리즈 등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결과적으로 상품을 파는 점포기 때문에 상품성이 손님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라며 "브랜드 전환 시 고객 이용률이 증가해 매출이 상승하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