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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증착 장비 제조사 선익시스템이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점치고 있다. 반도체용 박막 증착장비를 판매했던 선익시스템은 일찌감치 OLED 증착 장비에 집중하며 신사업 기반을 닦았다. 최근 OLED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선익시스템은 애플을 비롯한 국내외 기업들에 장비 공급을 확대할 전망이다.
선익시스템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선익시스템의 수주잔고는 총 846억원이다. 수주총액은 1031억원으로 최근 5년간 반기 기준으로 최대치를 찍었지만, 상반기까지 납품한 금액이 184억원에 불과해 하반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장비 기술로…OLED 증착장비 시장 석권
선익시스템은 지난 1990년 제인테크닉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고, 1998년 현재의 이름으로 상호를 바꿨다. 당시 선익시스템은 D램 생산의 핵심장비인 유기금속화학 증착장비(BST-MOCVD)를 개발했고, 이후 반도체용 금속산화물 화학기상증착(MOCVD) 장비와 청색 발광다이오드(LED)용 식각장비(에처) 등에 주력하며 몸집을 키웠다.
지난 2000년 선익시스템은 OLED 증착 장비 연구개발(R&D)에 나서며 일찌감치 신사업을 육성했다. OLED 증착기는 RGB(레드그린블루) 유기물질을 패널 기판에 새기는 역할을 하는 핵심적인 장비다. 선익시스템은 기존에 반도체 장비에 적용했던 초미세 공정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OLED 증착기를 시장에 선보였고,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현재 선익시스템은 소형 OLED 증착기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 이를 포함한 중소형 점유율은 약 80% 수준이다. 최근에는 대형 OLED 증착기 시장에서도 일본 캐논의 자회사인 토키(Tokki)의 독점체제를 꺾으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선익시스템은 2016년부터 대형 OLED 증착기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걸며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들의 수주를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선익시스템은 최근 애플로부터 IT(정보기술)용 8세대 OLED 증착기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았다. 이는 애플이 자사의 제품에 장착될 OLED를 선익시스템의 장비로 제작해도 된다고 승인했다는 의미다. 이로써 선익시스템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애플에 OLED를 공급하는 주요 OLED 패널 제조사들에게 OLED 증착기를 확대 공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OLED 시장의 대부분은 6세대지만 애플과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국내외 유관 기업들은 생산효율이 높은 8세대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OLED 전문가 김혜동 대표 영입…실적은 '아직'
선익시스템은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출신의 김혜동 대표를 새롭게 선임하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삼성 계열사에서 연구개발, 제조팀을 두루 거친 25년 경력의 OLED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다만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으로 패널 제조사들의 차세대 패널에 대한 투자가 늦춰지면서 선익시스템의 실적은 아직 부진한 상태다. 선익시스템은 올해 상반기 매출 202억원, 영업손실 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4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는 74억원에서 131억원으로 확대됐다.
김 대표는 회사의 실적이 부진했지만 오히려 연구개발을 확대하면서 향후 성장성이 높은 마이크로OLED 증착 장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실제 선익시스템은 실적 악화에도 전년 반기 26억원에 불과했던 연구개발비 지출을 올해 상반기 70억원으로 확대했다.
투자 실탄도 넉넉하다. 한국기업평가에 의하면 선익시스템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304억원 수준이며,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78.6%, 20.5%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MR 시장까지 ‘눈길’…중국 중심 글로벌 주도권 쥔다
향후 선익시스템은 AR·VR·MR(증강·가상·혼합현실) 기기에 주로 사용되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증착 장비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선익시스템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용 올레도스(OLEDoS) 증착기 시장에서 300mm 웨이퍼 양산장비를 생산한 유일한 업체다. 마이크로OLED는 일반 OLED 패널에 비해 초고화질, 저전력, 우수한 응답속도 및 명함비를 갖췄고 소형화하기에도 간편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선익시스템은 2017년부터 중국의 시야디스플레이에 마이크로OLED 장비를 납품했으며, 2020년에는 중국 BOE에도 마이크로OLED 증착 장비를 공급했다. 이후 선익시스템은 올해 6월에도 시야디스플레이에 추가로 322억원 규모의 마이크로OLED 양산용 증착장비를 공급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익시스템은 삼성디스플레이의 8세대 중소형 OLED 증착 장비를 수주할 가능성이 있고, 마이크로OLED에서도 추가적으로 장비를 공급할 것”이라며 “주요 고객사의 매출이 비수기로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하반기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수주가 점차 납품을 통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선익시스템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 전체는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OLED 비중은 LCD 시장을 대체하며 올해 55%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OLED 디스플레이의 장비 당 경쟁사는 2~3개로 압축되는 만큼, 사전 양산을 통해 검증받은 업체 위주로 수주가 집중되고 있고, 당사 또한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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