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 데뷔 30주년에 "숫자 중요하지 않아"…'원더풀스'로 일탈 성공 [TEN인터뷰]
[텐아시아=박의진 기자]

2026년은 배우 박은빈에게 특별한 해다. 어느덧 데뷔 30주년을 맞은 데다 오랜 시간 공들인 작품 두 편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박은빈은 "숫자를 중요하게 생각한 적은 없다"면서도 "배우로서 걸어온 30년을 기념비적인 이정표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34세가 된 그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팬분들이 30주년을 의미 있게 생각해 주시더라고요. 저도 생각해 보니 29주년일 때와 31주년일 때는 느낌이 다를 것 같아요.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30년이나 포기하지 않고 잘 걸어온 것 같아요. 남은 하반기도 30주년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게 잘 지내보려고 합니다."

베테랑 배우 박은빈은 '원더풀스'를 통해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평소 단정하고 바른 이미지와 상반된 해성시 개차반 은채니를 만나며 목소리와 눈빛은 물론 파격적인 스타일까지 과감하게 시도했다.
특히 은채니의 비뚤어진 양갈래는 자유분방한 캐릭터의 성격을 표현하는 장치였다. 박은빈은 "나는 그렇지 않지만 채니는 27살이기 때문에 양갈래 머리를 해도 이해해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그 모습 덕분에 채니를 귀엽게 봐주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는 대칭으로 묶는 걸 좋아하지만 채니는 꼭 그렇지 않을 것 같아요. 채니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마이웨이 성격이잖아요. 채니라면 머리를 묶을 때 이쪽 머리 묶다가 반대쪽은 '아 팔 아프다'하고 내려서 묶었을 것 같아요."

캐릭터의 존재감과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한 고민도 컸다. 박은빈은 "은채니만의 독보적인 말투를 각인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이 가벼운 얘기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자칫 톤이 어두워질 수 있었다"며 "그 부분을 캐릭터로 돌파하고 싶어서 텐션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채니의 뒷모습만 봐도 해성시 동네 개차반이라는 에너지가 느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개차반의 지위와 명성을 지켜나가고 싶었거든요. 하하. 혹시 제가 표현한 은채니가 취향에 맞았다면 감사해요. 혹시 취향에 안 맞았다면 다음 기회에 만회할게요."

'원더풀스'에서 박은빈의 도전은 액션 연기로도 이어졌다. 그는 액션 씬에 대해 "즐겁기도 했지만 어렵고 힘든 부분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현장에서 유인식 감독에게 "이렇게까지 한단 얘기는 없었잖아요"라고 농담 섞인 투정을 하기도 했다고.
"초능력을 연기하다 보니 실제로 안 보이는 것을 본다고 생각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배우로서 상상력이 많이 발휘된 순간이었죠. 결과물을 보니까 뿌듯하고 보람도 커요. 힘들었던 기억들이 미화된 것 같네요. 하하"

'원더풀스'는 1999년 세기말, 어딘가 하나씩 부족한 은채니(박은빈 분), 강로빈(임성재 분), 손경훈(최대훈 분)이 우연히 초능력을 얻고 세상을 위협하는 빌런에 맞서는 이야기다. 지난 1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뒤 3일 만에 글로벌 톱10 비영어 쇼 부문 6위에 올랐다.
박은빈은 '원더풀스'를 "1999년 세기말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약간씩 부족한 점이 있는 사람들이 연대해서 세상을 지켜나가는 따스함도 같이 느낄 수 있다. 해성시 모지리들을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박의진 텐아시아 기자 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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