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투입위해 흉악범 풀어주자 러시아서 벌어진 일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8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제공한 영상 캡처 사진에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의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우크라이나 진영을 향해 203㎜ 2S7 자주포 ‘파이온’을 발사하고 있다. 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위해 범죄자들까지 사면하면서 아동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러시아는 자국 정규군이 거센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전에 직면해 고전을 거듭하자 바그너 용병을 투입, 특별 사면된 범죄자들을 용병으로 동원했다.

영국 메트로는 최근 러시아에서 아동학대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수가 지난해 거의 2배 증가했으며 이중 흉악한 성범죄는 77% 늘었다고 ‘위 캔 익스플레인’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147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97명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러시아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늘어난 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범죄자를 전쟁 병력으로 동원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위해 범죄자들이 군대에 가서 싸우는 방안을 마련했던 것이다. 크렘린궁 측은 당초 해당 사실을 부인했지만 지난해 1월 "범죄자들은 ‘러시아 법을 엄격히 준수한다’는 서약에 동의해 사면됐다"고 말을 바꿔 인정한 바 있다.

또 지난해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한 법에 따라 죄수들은 전쟁에 지원하면 사면 받거나 남은 형기를 면제받을 수 있다. 아울러, 지난 3월에는 개인이 유죄 판결을 받기 전 최전선에 복무하는 데 동의하면 기소를 피할 수 있도록 하는 법도 새로 마련됐다. 피의자가 이 사실을 알리면 형사 소송이 중단된다.

강간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블라디미르 알렉산드로프는 11세 여학생을 강간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여학생의 시신을 근처 지하실에 버려 쥐가 시체를 갉아먹도록 했다. 그러나 6개월 복역을 대가로 남은 8년의 형기가 사면됐다. 참전 군인인 유리 가브릴로프(33)도 11세 여학생을 강간했지만 군 복무 덕분에 그의 죄를 사면 받았다.

영국 BBC는 지난 8월 살인죄로 징역 14년형을 복역하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던 죄수병이 군 복무를 마친 지난 4월 러시아에서 또 살인을 저질러 징역 23년을 선고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보도에 따르면 이 범인은 지난달 형기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죄수병 모집 절차에 재참여해 석방됐다.

유엔 특별보고관 또한 지난달 비슷한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등에 따르면 마리아나 카차로바 특별보고관은 "러시아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던 범죄자 17만 명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고, 참전 후 귀국한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폭력과 성폭력, 살인 등 새로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