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닭한마리 즐겼던 그 일본 국대 선수, “왜 SSG에 왔냐”고 물었더니… “솔직히 생각 못 했는데”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가깝고도 먼 나라로 불리는 한·일 양국이지만 민간 교류는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인들도 일본을 많이 찾고, 일본인들도 한국을 많이 찾는다. 각 나라의 대표 도시나 유명 거리에서 한국인, 일본인을 보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어린 시절 ‘큐슈의 다르빗슈’라는 명예스러운 호칭을 달았던 선수이자, 소프트뱅크의 에이스로 일본 국가대표팀까지 선발된 경험이 있는 다케다 쇼타(32·SSG)도 한국이 낯설지 않은 선수다. 개인적으로 한국 여행을 자주 했다. 최근 SSG와 연봉 20만 달러에 아시아쿼터 계약을 한 다케다는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여행을 자주 왔다. 서울과 인천을 방문했다”면서 “특히 일본인들에게 유명한 명동에 가족과 함께 갔다. 음식 중에서는 ‘닭 한 마리’가 가장 맛있었다”고 떠올렸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굉장히 좋았다. 다케다는 “방문한 음식점 주인 분이 매우 친절하셨다. 아이를 안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아이가 추우니까 음식점 안으로 빨리 들어오라고 배려해 주신 기억이 있다. 그분께 정말 감사했다”고 웃어 보였다. 어쩌면 다케다는, 내년에 다시 그 음식점에 들릴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선수로 KBO리그에서 뛴다. 개인적으로는 야구 경력의 전환점이 될 만한 일이다.
다케다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66승을 거둔, 한때 일장기를 달고 국제무대를 누볐던 유명한 투수다. 2015년 프리미어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일본 대표로 뛰었다. 소프트뱅크 소속으로 2015년 13승, 2016년 14승을 거두는 등 나름 전성기가 화려한 투수이기도 했다. 그런 다케다가 한국에 온 것은 경력의 하락세라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근래 들어 팀 내 비중이 줄었고, 2024년에는 팔꿈치 수술까지 했다. 결국 소프트뱅크는 다케타를 방출했다.

그때 손을 내민 팀이 바로 SSG였다. SSG는 지난 8월 구단 스카우트가 직접 일본 2군 경기장을 방문해 다케다의 투구를 지켜봤다. 당시 최고 구속이 시속 147㎞ 정도까지 나왔고, ‘커브 마스터’라는 별명 그대로 매력적인 커브를 던졌다. 전성기 때는 많은 일본 대표 선수들이 다케다의 커브를 배우러 줄을 섰을 정도니 그 위력은 어느 정도 보증되어 있었다. 또한 좌타자 상대 확실한 위닝샷인 포크볼도 있었다.
다케다도 SSG가 영입 제안을 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다케다는 구단을 통해 “솔직히 처음에는 KBO리그 구단에서 제안이 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SSG가 먼저 손을 내밀었고, 내가 팀에 꼭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움직였다. 특히 김재현 단장님께서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직접 찾아와 영입 제안을 해 주셨고, 그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면서 “영입 제안을 듣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고,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경험을 해야겠다는 열의가 생겼다”고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그런 다케다는 최근 가고시마에서 유망주 집중 훈련 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선수단을 방문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숭용 SSG 감독, 박정권 SSG 퓨처스팀 감독도 “이런 외국인이 다 있나”라고 할 정도로 놀랐다는 후문이다. 다케다는 이에 대해 “현재 사는 곳이 후쿠오카라 신칸센(고속열차)을 타고 가고시마로 이동했다. 팀에 빨리 적응하고 싶었고, 캠프에서 어떤 훈련을 하는지, 어떤 흐름으로 스케줄이 이어지는지 궁금했다”면서 “팀 합류 전에 먼저 이숭용 감독님과 코치님들, 그리고 함께 야구할 동료들을 보는 게 적응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남다른 면을 과시했다.

경력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아마도 올해 아시아쿼터로 들어오는 선수 10명 중에서는 단연 화려한 경력일 것이다. 관건은 몸 상태다. 전성기보다 구위가 떨어진 상황에서 30대 투수가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는 것은 꽤 큰 치명타다. 모험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케다는 “몸 상태는 잘 준비됐다. 지난해 토미존 수술 후 재활까지 모두 잘 마쳤다. 계속해서 내년 시즌을 대비해 몸을 만들고 있다. 투구 메카닉이나 피칭디자인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고 자신했다.
워낙 진중한 스타일의 선수이기도 하다. 구단도 소프트뱅크 관계자로부터 다케다의 인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후배들이 잘 따르는 선배였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어린 선수들에게 멘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재기를 노리는 다케다의 의지도 강하다. 다케다는 “많은 일본선수들이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KBO리그에 진출하고 싶어 한다. 이 제도를 통해 일본 선수들이 계속 입단하고 활약하다 보면, 한국 야구에 좋은 흐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도전을 결심한 나 역시 팀에 잘 적응해서 좋은 결과를 내보고 싶다. 내 결정을 지지해준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만큼 의지는 충만하다. 내년 1월 스프링캠프 때 1군에 합류할 예정인 다케다는 “12월은 일본에서 주로 훈련을 하면서 한국을 오갈 예정이다. 내년 1월에는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곧바로 1월말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시즌을 위한 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면서 “가장 큰 목표는 팀 우승이다. 내가 중요한 퍼즐 조각이 되어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 개인적인 성과보다는 팀 전체가 하나 되어 승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 속에서 팀이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상당히 주목할 만한 선수 하나가 한국 땅을 밟을 것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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