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은 늘 설렘과 시작을 품지만, 때때로 그 끝은 가슴 아픈 기록으로 남습니다. 260명의 생명이 실려 있던 하늘길에서, 한 달 전 참혹한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런던을 향해 이륙한 에어인디아 여객기는 출발 직후 추락했고, 살아남은 이는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숨겨진 조종석의 이야기

사고의 원인으로 기체 이상이 아닌 조종사의 행동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예비 보고서에 따르면, 비행 중 연료 스위치가 차단되며 두 개의 엔진이 모두 꺼졌고, 조종사들이 이를 인지하고 재가동했지만 이미 기체는 빠르게 추락하고 있었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조종석 녹음 파일에 담긴 두 조종사의 대화였습니다. 한 명이 “왜 연료를 차단했지?”라고 묻자, 다른 한 명은 “내가 하지 않았어”라고 응답합니다. 불과 10초 사이, 두 사람은 재가동을 시도했지만, 시간은 너무 짧았고, 출력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기장의 정신 건강 상태, 사고 원인일까

사고 조종사였던 수밋 사바루알 기장은 1994년부터 조종간을 잡아온 15,000시간 경력의 베테랑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그의 정신 상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기장은 몇 년간 비행을 중단하고 병가를 냈으며, 우울증 증상을 보였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그는 은퇴를 몇 달 앞두고, 고령의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조기 퇴직을 고민 중이었다고도 전해졌습니다. 외부에서 보기엔 강인하고 노련해 보였던 기장이었지만, 그 내면은 복잡한 감정과 책임감으로 무거웠던 건지도 모릅니다.
시스템의 허점과 조종사 관리

사바루알 기장뿐 아니라 부기장 클라이브 쿤다르 역시 3,400시간 이상 비행 경력을 지닌 숙련자였으며, 두 사람 모두 최근까지 1급 건강검진을 통과한 기록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종사의 정신적 상태에 대한 정밀한 점검이 이루어졌는지는 의문으로 남습니다.
인도 항공 사고조사국은 해당 사고에 대해 "기체 결함이 아닌 사람의 행동이 중심"이라는 초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종사의 판단과 심리 상태가 항공 안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

비행은 이제 일상적인 교통수단이 되었지만, 그 안정성을 떠받치고 있는 건 결국 사람의 손입니다. 버튼 하나, 스위치 하나가 생명을 좌우하는 그 공간에서, 심리적 피로와 감정의 누적은 때로 시스템보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고는 단순한 기계적 결함의 이야기가 아니라, 하늘을 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늘 그렇듯, 여행은 목적지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여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 비극적인 사고는 우리가 항공 안전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로 남을 것입니다.
Copyright © 여행콩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