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소주와 日맥주 만났다 양국 정상 '화합주' 건배
尹 "관계를 가장 좋게 만들자"
기시다도 "더 좋아질 것" 화답
김건희-유코여사 화과자 친교
◆ 尹대통령 방일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저녁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이른바 '폭탄주' 회동을 했다. 부부 동반으로 스키야키(일본전골) 식당에서 '정찬'을 즐긴 후 2차는 경양식집에서 두 사람만 만나 술잔을 기울인 것이다. 두 사람은 한국 소주와 일본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놓고 '화합주' '한일 우호주'라고 부르며 웃음을 터뜨리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한일 양국 외교가에 따르면 두 정상은 공식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도쿄 긴자의 한 스키야키 식당으로 이동해 식사를 했다. 여기에는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도 동행했다. 1시간25분가량 부부 동반으로 식사한 후 인근 경양식집으로 이동해 오후 9시 15분부터 10시 8분까지 50여 분간 정상 단 둘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2차 장소인 경양식집 렌가테이는 윤 대통령이 '오므라이스'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일본 정부가 특별히 신경 써서 고른 곳이라고 전해졌다. 128년 전통의 렌가테이는 예약을 받지 않는 곳으로, 항상 음식을 맛보려는 사람으로 긴 줄이 늘어선다.
두 사람은 일본 맥주로 건배하고 폭탄주를 나눠 마신 후 일본 고구마 소주 등도 맛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에 한일관계를 가장 좋게 만들고 싶다고 기시다 총리에게 이야기했고, 기시다 총리 역시 윤 대통령의 솔직한 모습을 보면서 한일관계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이 같은 소통의 자리가 한국에서도 이어지길 바란다는 데도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도 기시다 여사와 총리 공저에서 단 둘이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김 여사와 기시다 여사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4개월 만이다. 김 여사는 기시다 여사의 안내로 총리 공저 내부를 둘러본 뒤 장인의 도움으로 함께 화과자(일본 전통 과자)를 만들고 말차를 마셨다. 두 사람은 다과를 즐기며 조선을 사랑한 민예운동가 야나기 무네요시와 그가 설립한 민예관, 기시다 여사 고향인 히로시마, 일본인 작가의 유명 저서 등부터 양국 간 문화 교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김 여사는 화과자에 대한 답례로 기시다 여사에게 유과, 과편, 다식 등 우리나라 전통 과자를 건네며 "오늘 우리가 서로 마음을 나눈 만큼 양국 국민도 더욱 가깝게 교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김 여사가 만든 화과자를 맛본 후 "너무 달지도 않고 맛있다"고 말했다고 추가로 전하기도 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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