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에도 연락을 안 한 지 몇 해가 됐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남도 아니고 형제인데 그렇게 되기까지 사연이 깁니다.
사이가 나빠서만은 아닙니다. 나이가 들면 관계를 유지하는 데 드는 힘 자체가 달라집니다. 혼자가 편해지는 진짜 이유 세 가지를 순서대로 말씀드립니다.

1. 부모님 일로 남은 앙금이 풀리지 않아서
형제 사이가 멀어지는 가장 흔한 계기는 부모 간병과 상속입니다. 누가 더 했고 누가 덜 했는지가 정리되지 않은 채 부모가 떠나면 그 감정이 그대로 남습니다.시간이 해결해주지 않는 문제입니다. 다시 볼 생각이 있으시면 재산 이야기가 아니라 그때 서운했던 감정부터 한 번 말씀하시는 게 순서입니다.

2. 만나면 옛날 서열로 돌아가서
나이가 예순이 넘어도 형제 사이에서는 어릴 적 역할이 그대로 살아납니다. 누구는 늘 챙기는 쪽이고 누구는 늘 받는 쪽입니다. 밖에서는 어른 대접을 받는데 그 자리에서만 어려지는 겁니다.그래서 만남 자체가 피곤해집니다. 집이 아니라 밖에서 짧게 보는 것만으로도 이 구도는 꽤 느슨해집니다.

3. 혼자 있는 시간의 값을 알게 돼서
평생 누군가를 챙기며 살다 보면 혼자 보내는 하루가 처음에는 허전합니다. 그런데 몇 달 지나면 그 시간이 편해집니다. 눈치 볼 일도, 맞춰줄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다만 혼자가 편한 것과 고립되는 것은 다릅니다. 연을 정리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누군가와 말을 섞는 약속을 남겨두세요.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억지로 화해하실 필요도, 영영 끊으실 필요도 없습니다. 연락의 빈도만 내 마음이 편한 선에 맞추시면 됩니다. 관계는 다 붙이거나 다 끊는 둘 중 하나가 아닙니다.오늘은 딱 하나만 해보세요. 지금 거리를 두고 있는 사람 중 명절에 문자 한 통 정도는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떠올려 보시는 겁니다.
거리를 정하는 것도 관계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오늘 정한 그 거리가 서로를 오래 남게 해 줍니다.
출처 :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