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서 탈퇴했는데 하필 그 그룹이 핑클”…결국 재벌가 며느리 된 여배우

히트 데뷔, 짧았지만 강렬했던 순간

1999년, 예당음향과 주영훈의 공동 제작으로 결성된 여성 듀오 ‘히트’는 당시만 해도 큰 기대를 모았던 프로젝트였다. 그 중심엔 임유진이라는 신인이 있었다. 당시 활동곡 ‘MY WAY’는 무대 위에서 임유진 혼자 돋보이던 독특한 구성으로 진행되었고, 실제로 객원 래퍼가 함께 참여하는 형식이었기에 솔로 무대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가수로서의 활동은 아쉽게도 빠르게 종료 수순을 밟았다. 화려한 기획과는 달리 대중의 관심을 오래 붙잡지는 못한 채, 임유진은 또 다른 길을 모색해야 했다.

핑클 자리를 뒤로한 소녀의 선택

임유진의 이름은 당시 연예기획사들 사이에서 이미 주목받고 있었다. 월드뮤직 시절엔 윤미래, 이효리와 함께 ‘업타운 걸스’라는 이름의 팀을 준비하던 중이었고, 이후 DSP미디어에선 핑클의 멤버 후보로도 거론됐다. 그러나 촬영과 연습 등 적응 과정에서 느낀 심리적 부담감 때문인지, 3일 만에 소속사를 뛰쳐나온 일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임유진이 빠져나간 자리에 이효리가 들어오며 핑클은 완성되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걸그룹 역사의 전설적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임유진은 ‘기회와 타이밍의 아이콘’처럼 회자되는 인물이다.

현장토크쇼 TAXI

연기자로서의 두 번째 도전

가수 활동이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되자, 임유진은 연기의 길을 걷기로 결정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크고 작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점차 연기자로서의 존재감을 쌓아갔다. 2003년에는 KBS 드라마 <저 푸른 초원 위에>에서 배우 윤태영과 남매로 호흡을 맞추었고, 그 인연이 실제 결혼으로 이어졌다. 조연 위주의 연기 활동이었지만, 무대와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그녀는 진심을 다했고, 짧은 경력 안에서도 나름의 팬층을 형성하며 배우로서의 자리를 지켜냈다. 무엇보다 대중은 그녀의 얼굴보다는 분위기와 감정선에서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재벌가 며느리, 그리고 세 아이의 엄마

2007년, 임유진은 배우 윤태영과 결혼했다. 이후 첫 딸을 얻었고, 2011년에는 쌍둥이 아들까지 품에 안으며 총 3명의 자녀를 둔 엄마가 되었다. 동시에 그녀는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며느리라는 점에서도 조용한 화제를 모았다. 결혼 후 연예계 활동은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지만, 일부 팬들은 여전히 그녀의 안부를 궁금해하며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눈에 띄는 화려한 활동보다, 가족 안에서의 역할을 조용히 수행하며 자신만의 인생을 꾸려가고 있는 중이다. 어느덧 시간은 흘렀지만, 여전히 단정하고 따뜻한 이미지는 많은 이들에게 오래 남아 있다.

아이 셋 육아 후 찾아온 건강 회복기

세 아이를 낳고 키우며 10년 넘게 연예계를 떠나 있던 임유진은 최근 인터뷰에서 “몸이 내 몸 같지 않았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임신과 출산, 육아가 이어진 기간 동안 심각한 탈모와 만성 피로, 산후 우울 증세까지 겪었다고 밝히며 많은 엄마들의 공감을 얻었다. 특히 쌍둥이를 출산한 이후에는 관절 통증과 허리 통증까지 심해져 한동안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는 규칙적인 생활과 산책, 필라테스 등을 통해 회복 중이며, 간간이 팬들과 SNS로 소통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가족을 위한 시간 뒤에 자신을 돌보는 건강 루틴까지 마련한 그녀의 삶은 조용하지만 단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