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으로, 혈압·혈당·체중 뚝?”...얼마나 해야 ‘일석삼조’ 효과 있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사업가 이해명(68)씨는 요즘도 주 3~4회 하루 1시간씩 체육관을 찾아 복싱을 한다. 그는 중년 이후 치솟은 혈당과 혈압을 잡기 위해 52세 때 복싱에 입문했다. 이후 혈압약과 당뇨약을 꾸준히 먹고, 복싱을 계속하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 그는 "철저히 준비운동을 한 뒤 줄넘기를 시작으로 쉐도우복싱·스파링·샌드백치기 등을 하고, 마지막으로 스쿼트·프랭크·철봉 등 근육운동으로 마무리한다"고 말했다.
복싱이 혈압과 혈당 수치를 떨어뜨리고 건강하게 살을 빼는 등 '일석삼조' 건강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최근의 미국 텍사스대 연구 결과를 보면 복싱을 6주 계속하면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종전의 한국체대·용인대 연구 결과를 보면 복싱을 12주 계속하면 혈당과 체중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 텍사스대 엘파소 캠퍼스(UTEP) 연구팀은 평균 연령 25세의 고혈압이나 1단계 고혈압(수축기혈압 130~139mmHg)인 사람 24명을 대상으로 6주간의 복싱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들 참가자를 복싱 그룹과 복싱을 하지 않는 대조 그룹으로 나눴다. 복싱 그룹에는 3분씩 10라운드의 샌드백 및 미트 훈련을 주 3회 실시하게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6주간의 훈련을 마친 복싱 그룹은 수축기 혈압이 평균 16mmHg, 이완기 혈압이 평균 10mmHg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혈압약으로 기대할 수 있는 치료 효과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수준이다. 특히 심혈관병 위험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인 중심 수축기 혈압도 유의미하게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혈압 수치는 물론 혈관도 질적으로 좋아졌다고 밝혔다. 복싱을 한 사람들의 팔과 다리의 혈관이 이전보다 훨씬 더 유연해졌고, 혈류를 조절하는 내피 기능이 향상돼 전체적인 혈액 순환량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 결과(6-week boxing training lowers blood pressure and improves vascular function in young men and women with elevated or stage 1 hypertension)는 최근 국제 학술지 《스포츠(Sports)》에 실렸다.
복싱의 건강 효과는 혈압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체대·용인대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싱은 혈당 수치를 낮추고 체중을 줄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만 성인 59명을 대상으로 12주간의 고강도 복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참가자 중 특히 당뇨를 앓고 있던 그룹의 공복 혈당은 운동 전 평균 약147mg/dL에서 12주 후 약 115mg/dL로 약 32mg/dL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혈압과 당뇨병을 함께 앓는 사람들의 공복 혈당도 약 25mg/dL 하락했다. 8시간 이상 금식 후 측정하는 공복 혈당(mg/dL)은 정상이 100미만, 전당뇨(당뇨병 전단계)가 100~125, 당뇨병이 126 이상이다.
또한 3개월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당화혈색소(HbA1c)는 0.5~0.6%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화혈색소는 정상이 4~5.6%, 당뇨병이 6.5% 이상이며 그 사이는 전당뇨(당뇨병 전단계)다. 당화혈색소를 운동만으로 0.5%포인트 이상 낮추면 당뇨병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복싱을 계속하면 인슐린 저항성(HOMA-IR)이 약 15~20% 개선돼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는 능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이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하지 않아도 혈당이 조절되는 상태로 변한 것으로 분석됐다.
복싱을 하면 혈당 수치가 떨어지는 것은 복싱 특유의 고강도 인터벌 특성에서 비롯된다. 복싱을 하면서 잽, 훅, 어퍼컷 동작을 취하면 짧은 시간에 엄청난 에너지가 연소된다. 이때 근육은 가장 먼저 혈중 포도당을 연료로 쓴다. 운동 후에는 초과 산소 소모(EPOC) 현상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몸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몇 시간 동안 에너지를 계속 태우는 효과(에프터번)가 생긴다. 이는 혈당을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복부 회전을 많이 하는 동작은 혈당 조절을 방해하는 내장 지방을 효과적으로 태워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게 돕는다.
뿐만 아니라 체중 감량 효과도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됐다. 12주간 주 3회 복싱 훈련을 한 당뇨 환자 그룹은 평균 4.2kg의 체중을 감량했고 체지방률은 약 3.5%p 낮아졌다. 고혈압 환자 그룹은 약 3.5kg의 체중 감량과 2.8%p의 체지방률 감소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이는 복싱이 근육량을 보존하면서 순수 지방 위주로 에너지를 태우는 질 높은 다이어트 효과를 낸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혈압·혈당·체중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일석삼조' 운동인 복싱은 심장마비·뇌졸중에 걸릴 위험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고혈압 위험이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평생 약물을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지속 가능한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운동 직후에 혈당이나 혈압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것은 위험하지 않나요?
A1. 고강도 운동 중에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아드레날린 등의 호르몬이 분비돼 일시적으로 수치가 높아질 수 있지만, 이는 정상적인 생리 반응입니다. 운동 후 휴식을 취하면 수치는 곧 안정되며, 장기적으로는 혈압과 당화혈색소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Q2. 복싱 훈련 시 스파링을 반드시 해야 효과가 있나요?
A2. 연구에서는 샌드백 및 미트 훈련만으로도 충분한 혈압 및 혈당 강하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사례 속 이해명 씨처럼 숙련자는 스파링을 병행할 수 있지만, 초보자나 고령층은 타격 훈련만으로도 충분히 '일석삼조'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Q3. 복싱 다이어트를 할 때 근육량이 보존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3. 복싱은 유산소 운동이면서 동시에 펀치를 낼 때의 저항 운동과 코어의 회전 근력을 사용하는 무산소 운동이 결합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유산소 운동(걷기 등)에 비해 근손실을 최소화하고 기초대사량을 유지하는 데 유리합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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