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엔비디아, 세계 최초 시총 4조 달러 돌파...일본 GDP와 맞먹어

작년 6월 3조 달러 달성 이후 13개월만…2023년 초 이후 주가 10배 폭등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9일(현지시간) 전 세계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4조 달러(5500조원) 고지에 올랐다. 엔비디아는 AI 칩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지난 2023년 초 이후 주가가 무려 10배나 급등했다.

엔비디아. / 생생비즈(구글 Gemini 생성 이미지)

엔비디아는 그동안 세계 최고 시총 기업 자리를 놓고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과 경쟁을 벌였지만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약 2.5% 오른 164.42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시총이 4조 달러를 돌파했다. 종가는 상승폭이 다소 줄어 1.8% 상승한 162.8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종가 기준 시총은 3조9720억 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상장사 중 시총이 4조 달러를 넘어선 것은 엔비디아가 처음으로, 작년 6월 시총 3조 달러를 돌파한 후 불과 1년여 만에 4조 달러 벽을 넘어섰다.

시총 4조 달러는 현재 한국 증시 시총 1위인 삼성전자(2900억 달러)의 1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는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올해 각국 국내총생산(GDP) 순위에서 6위 영국(3조8391억 달러)을 넘어 5위 일본(4조1864억 달러)와 비슷한 규모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20% 이상 상승했으며 2023년 초 이후로는 무려 10배 이상 폭등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이처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주요 빅테크들의 엔비디아 AI 칩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MS와 메타, 아마존, 구글 등 주요 빅테크들은 내년에 총 3500억 달러를 AI 칩을 포함한 자본 지출에 투입할 계획인데 이들은 엔비디아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 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으로 AI 지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고, 4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엔비디아 주가도 조정 받았지만 AI 칩에 대한 견고한 수요가 재확인되면서 주가는 다시 상승 흐름을 탔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브라이언 멀버리는 "엔비디아 칩에 대한 수요는 분명 엄청나다"며 "AI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의 칩이 필수적이며, 4월 이후의 급격한 주가 반등은 이 점에 다시 주목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 주가의 추가 상승을 전망하면서 내달 예정된 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마호니 자산운용의 대표 켄 마호니는 "이번에도 엔비디아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실적 전망치를 상향할지 지켜볼 것"이라며 "현재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주가수익비율)은 최근 10년 평균보다 낮아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의 90%는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향후 12개월간 평균 목표 주가도 6% 이상 상향 조정했다.

미국 투자사 루프 캐피털 애널리스트 아난다 바루아는 “엔비디아가 AI 분야 핵심 기술에 있어 사실상 독점 상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2028년까지 시총 6조달러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