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대한항공, 히든카드로 '항공통제기' 띄우나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배치-II 잠수함 /사진=한화오션

정부가 캐나다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수주 지원을 위해 대통령 비서실장·산업통상부 장관·해군잠수함사령관 등이 포함된 방문단을 꾸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대한항공 등 산업계 동행을 조율중이다. 잠수함 사업에 그치지 않고 캐나다 방위산업 및 제조업과 동행하는 것을 패키지로 묶는 구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8월 한화오션과 독일 TKMS를 CPSP의 적격 공급사로 선정했다. 수주전에는 두 공급사가 경쟁중이다. 대한항공 동행이 거론되는 것은 항공통제기(조기경보통제), 전자전기 등 공중 감시·지휘통제(C4ISR) 자산 영역에서 캐나다와 접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가 구상하는 공중 감시체계 도입·운용·후속지원 패키지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 왼쪽부터) 대한항공이 수주한 공중통제기와 전자전기 / 사진=김덕호 기자

대한항공, 기체구매·캐나다 항공통제기 연동

대한항공이 동행 축으로 거론된 것은 캐나다산 항공기 구매와 관련이 있다.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전자전기(4대), 항공통제기(4대)를 모두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이 수주했고 기본 플랫폼으로 캐나다 봄바디어사 비즈니스 제트기(글로벌 6500)을 사용할 예정이다. 구매 예상 대수는 총 8대다.

항공기 구매는 캐나다와의 절충교역보다는 국군 자체 전력화 강화를 위한 목적이 짙다. 그럼에도 방산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전자전·항공통제기 사업이 캐나다가 필요로 하는 공중 감시체계 구상과 맞물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캐나다는 잠수함과 별도로 공중·해상 감시체계 수단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해상감시 체계로는 미국의 P-8A 해상초계기 도입을 공식화했다. 항공조기경보통제(AEW&C) 전력도 국방부의 청사진에 별도 프로젝트로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항공과 우리 군이 공중 감시·지휘통제 체계 구축·운용 경험(훈련·정비·운용 개념 포함)과 해상전력(잠수함) 운용 체계를 함께 제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한항공의 동행이 단순히 기체 구매에 그치지 않고 공중·해상 전력 설계 구상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의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 등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제조업 기반 확장 주체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의 향방을 가르는 것은 플랫폼 성능만이 아니라 산업 기반 조성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캐나다는 잠수함 도입을 단순 국방 조달로 보지 않고 해양·방산, 제조업 기반을 키우는 국가 프로젝트로 끌고 가는 흐름이다.

현대차는 제조업 기반을 실제로 깔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동행 축으로 거론된다. 스마트팩토리·로봇 자동화·품질 체계·인력양성 등 실행 가능한 산업 참여 방안이 많기 때문이다. 캐나다가 요구하는 산업 참여(경제효과)에 직접 답할 수 있는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대한항공의 합류가 캐나다 측의 산업협력 요구를 충족할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방산 기업이 잠수함과 항공 전력 등 '무기체계'를 제안하면, 산업계가 정비·교육·공급망 등 '운용 생태계'를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대형 수주전에서 민간 기업과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다르다"며 "정부 차원에서의 큰 그림이 나와야 기업이 현지 산업 참여, 운용지원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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