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수소충전소 32%가 중국에…미국·일본도 수소산업 투자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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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시대 성큼
미래 에너지 수소의 글로벌 산업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주요국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수소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에도 집중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 신(新)에너지 자동차 산업 발전 계획을 세우고 수소에너지와 수소차를 미래 전략 산업의 축으로 선포했다. 2022년엔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정부 업무보고에선 사상 처음으로 수소에너지를 전략적 신산업 목록에 포함했다.
이는 구체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시장조사기관 EV탱크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351곳으로 한국(179곳, 환경부 집계)의 2배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소충전소를 가졌다. 전 세계 수소충전소가 1089곳인데 그중 32.2%가 중국에 있는 것이다. 중국 첸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1000곳을 세워 운영한다는 목표다. 어우양 밍가오 중국 칭화대 교수는 현지 언론을 통해 “가능한 한 빠르게 수소에너지 혁신플랫폼을 구축하고, 핵심인재 양성에 나서는 게 중국의 목표”라고 전했다.
이웃 일본 역시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은 한국보다 앞선 2017년 수소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도 특유의 보수적인 정책 추진 때문에 한국·중국 등 경쟁국보다 산업 생태계 구축엔 뒤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최근 민간 주도의 투자 확대로 분위기 반전을 모색 중이다. 올해 일본 3대 시중은행 중 하나인 미즈호은행은 2030년까지 수소와 관련 기술의 생산 및 공급을 위해 2조 엔(약 18조200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한·일 정부는 수소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양국 산업장관은 6월 미국에서 만나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및 활용 협력 플랫폼 추진에 뜻을 모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27일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의 만남이 예정돼 있어 양사 간 ‘수소동맹’이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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