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문고리 권력’ 된 트럼프 장남, “백악관에 ‘뱀’ 못 들어오게 막을 것”
밴스를 트럼프 러닝메이트로 세우고
케네디 주니어가 트럼프 지지하도록 막후 활동
공화당 의원들 만나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준비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을 배치하는 것이 아니다. 행정부에 재앙이 될 사람들을 막는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을 잘라낼 것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 시각) 보도한 인터뷰에서 “차기 행정부에서 뱀을 배제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의 발언은 올해 대선에서 자신이 트럼프 캠프의 최고 문고리 권력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가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얻은 세 자녀 중 정치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일했던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는 정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방카는 최근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정치의 어두운 세상을 피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정치와 선을 그었다. 삼남인 에릭 트럼프의 아내 라라 트럼프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 의장을 맡고 있지만, 정작 에릭은 정치보다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가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J.D밴스 상원의원을 선택하는 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또한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대선 후보로 나섰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도록 물밑에서 노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주니어는 케네디 주니어를 영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수개월 동안 구애를 펼쳤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의 정치적 전략을 조종한다. 트럼프가 팟캐스터 테오 본이 운영하는 방송에 출연하도록 한 것도 트럼프 주니어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였다. WSJ는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가 백신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대신 백신 의무화를 반대하도록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고 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대선이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전국을 돌며 정치 운동을 하고 정치 자금을 모으기 위한 행사를 주도한다. 그는 지난 7일 미시간주 뉴 허드슨에 있는 총기 매장에서 정치 자금 모금 행사를 열었다.
트럼프 주니어가 운영하는 팟캐스트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팟캐스트 중 하나이며, 그의 첫 번째 책인 ‘트리거드: 좌파가 증오에 힘입어 우리를 침묵시키고자 하는 방식(Triggered: How the Left Thrives on Hate and Wants to Silence Us)’은 뉴욕타임스(NYT) 선정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보수 성향 지지층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을 위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퍼플릭 스퀘어’에 투자했고,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 운영사의 이사회 구성원이다. 또한 트럼프가 지원하는 암호화폐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도 관여한다.
다만, 트럼프 주니어는 직접 출마하기보다 외부에서 활동하는 것을 선호한다. 트럼프 주니어는 과거에도 무명에 가까운 정치인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전국적 인지도를 부여한 적이 있다. 인디애나주 의원이었떤 짐 뱅크스는 2021년 트럼프 주니어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현재 상원의원으로 출마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뱅크스의 첫 지지자 중 한 명으로 트럼프보다 먼저 뱅크스에 대한 지지선언에 나섰고 여러 모금 행사와 캠페인 행사를 주최했다.
WSJ는 “트럼프 주니어는 정책, 외교 문제, 의회 리더십 문제 등을 놓고 공화당 의원들과 정기적으로 대화한다”며 “트럼프 주니어는 구식 공화당을 친트럼프 정당으로 바꾸는 사람들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의 첫 임기를 괴롭혔던 내부 갈등을 피하는 대신 트럼프가 원하는 결과를 내는 데 제약이 없도록 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내 역할은 나쁜 이들이 아버지와 아버지의 정책을 전복하기 위해 행정부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 안다”며 “2016년에는 전혀 몰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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