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4조 들여 美에 첫 양극재 공장···생산능력 26만톤→34만톤 높인다

김성은 기자 2022. 11. 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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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부회장과 빌 리(Bill Lee) 테네시 주지사가 LG화학 양극재 공장 설립 MOU를 체결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LG화학


LG화학이 4조원을 들여 미국에 첫 양극재 공장 건립을 본격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 분사 뒤 LG화학이 '세계 최고 종합전지소재회사'로 도약한다는 선언 이후 첫 미국 진출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미 양극재 사업 매출과 수익성에서 능력을 입증 중인 만큼 생산능력 목표치도 더 높였다.

테네시주 역대 최대 투자···4조원 투자, 전기차 120만대분 NCMA 양극재 만든다
LG화학은 22일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Clarksville)에서 테네시주와 양극재 공장 건설 업무협약(MOU)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이날 밝혔다. 체결식에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빌 리(Bill Lee) 테네시 주지사, 스튜어트 맥홀터(Stuart McWhorter) 테네시주 경제개발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LG화학은 테네시주 클락스빌 170만여㎡ 부지에 30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단독 투자해 공장을 짓고 연간 12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테네시주에 단독 투자로는 이번 건이 최대 규모다. LG화학은 이 곳에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생산한다.

이는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500km 주행가능) 약 120만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다. 이번 양극재 공장은 내년 1분기 첫 삽을 뜬 뒤 2025년 말부터 양산이 목표다. 이후 생산라인을 늘려 2027년까지 연산 12만톤 규모로 확대 예정이다. 테네시주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 간 제2 배터리 합작사가 들어서는 만큼 이곳에서 만들어진 양극재 상당 부분은 GM향이 될 전망이다.

당초 LG화학은 한국, 중국, 유럽, 미국 등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바탕으로 글로벌 생산능력을 2026년 기준 26만톤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었다. 이번 미국 공장 증설과 함께 생산능력 전망치는 2027년 기준 34만톤 이상으로 확대됐다. 올해 말 LG화학 양극재 생산능력은 9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 내 양극재 사업이 속한 첨단소재사업본부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3% 늘어난 2조58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6.1%에 달해 화학시황이 침체된 가운데 전사 실적을 뒷받침해준 고무적 성과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LG화학 양극재 사업은 2020년 매출 9400억원에서 지난 2021년 1조4000억원, 올해 4조4800억원이 기대되는 등 시장 수요에 힘입어 큰 폭의 외형 성장이 예상된다. 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 중국 우시 양극재 법인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조6568억원, 당기순이익 2960억원으로 이익률이 17%가 넘어 고수익성을 자랑했다.

LG화학은 미국 중심으로 공급망이 구축되는 분위기와 이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대규모 투자를 단행키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 측은 "IRA 발효시 LG화학은 미국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LG화학은 글로벌 고객사들이 IRA의 전기차 보조금 기준을 충족토록 광물 및 재활용 업체와 원자재 공급망 협력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LG사이언스파크 방문 당시 신 부회장은 미국 배터리 공급망 현지화를 위한 관련 투자액만 2025년까지 14조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이 중 전지 소재 분야에만 총 6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었다. 또 LG화학은 양극재를 포함한 전지소재 사업 매출액은 2022년 약 5조원에서 2027년 약 20조원으로 4배 성장시킨단 포부다.

라인당 연 1만톤 업계 최고 생산성···100% 재생에너지 가동까지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공장 예상 조감도/사진=LG화학

한편 이번 공장의 특징은 생산효율이 높으면서도 친환경적이란 점이다.

LG화학에 따르면 테네시에 들어설 양극재 공장은 열을 가하는 소성 공정 설계 기술을 고도화해 라인당 생산량을 연간 1만톤 이상으로 높였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 생산성으로 앞서 LG화학의 청주 양극재 4공장에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이 외에도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활용해 모든 생산공정의 자동화와 품질 분석·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장 운영을 고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또 배터리·전기차 제조사 등 고객사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지 인근 테네시 전력 공급 업체와 협력한다고 밝혔다. 테네시 양극재 공장은 태양광과 수력 등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테네시주는 미국 내 중동부에 위치해 고객사 납품과 원재료 수입을 위한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주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설비와 토지에 대한 재산세 감면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며 이번 부지 낙점 배경을 설명했다.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LG화학이 테네시로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30억 달러가 넘는 투자는 테네시주가 전기차 산업의 선두주자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테네시의 인력과 친기업적인 환경이 LG화학에도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트 맥홀터 테네시주 경제개발부 장관은 "LG화학의 막대한 투자에 감사하며, 향후 LG화학과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학철 부회장은 "테네시 양극재 공장은 LG화학 미래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차세대 전지소재 사업의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전지 소재 시장과 글로벌 고객사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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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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