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녹취록’ 일파만파…국민의힘, “이재명·이화영 고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자신의 변화사와 대화를 나눈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야는 서로 법적 대응을 언급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오늘(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화영 전 부지사,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검찰에 형사고발했습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오늘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를 포함한 세 명을 뇌물 공여,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주 의원은 "이 전 부지사와 김형태 변호사의 대화 내용은 신빙성이 높고 다른 범죄를 숨기고 있다는 걸 보여 준다"면서 "이에 따라 범죄 추가 단서가 구체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를 형사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검사 탄핵 청문회'서 녹취록 공개…"김성태, 이재명 재판 도와"
주진우 의원은 지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박상용 검사 탄핵소추 조사 청문회'에서 해당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 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검사로, 이날 청문회에 박 검사는 불출석했고 박 검사의 수사를 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해당 녹취록은 구속돼 있던 이화영 전 부지사가 지난해 7월12일 변호사와 서울구치소에서 접견하며 나눴던 대화 내용 중 일부입니다.
이 전 부지사가 "지금 사실은 굉장히 두렵다" "그거보단 김성태가 폭로하겠다는 것이 더 크다" "이재명 지사의 재판을 도와줬다는 거다" "저희가 이 지사 조직을 관리했다, '광장'이라고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화영 : 그거보다는 김성태가 폭로하겠다는 게 더 커요, 예. 더, 더 그 휘발성이 크고,
변호사 : 그게 뭐예요?
이화영 : 절대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이재명 지사의 재판을 도와줬다는 거에요.
변호사 : 응, 변호사 대납.
이화영 : 뭐 그것뿐만 아니라 뭐,
변호사 : 아, 뭐 대법관 어쩌고?
이화영 : 예. 그것도 있고, 2심 재판 있고,
변호사 : 그러니까 로비를 했다?
이화영 : 무죄 나올 때.
변호사 : 로비했다?
이화영 : 예, 변호사비 대납했고.
변호사 : 변호, 로비, 법원에 로비했고, 변호사비 대납했고.
이화영 : 예, 예, 예.
변호사 : 응.
이화영 : 그리고 뭐 구체적인 액수도 좀 나오고
변호사 : 응, 응.
이화영 : 그다음에 음…저를 통해서나 혹은 뭐 김용을 통해서 어…이 지사 쪽에 후원금을 냈고, 또 특히 어…. 저희는 이 지사 그 조직을 관리했었잖아요? 광장이라고 하는. 그 이해찬 대표도 관련돼 있고, 조정식 의원, 국회의원도 많이 관련돼 있었는데, 거기에 들어간 비용을 자기가 댔다.
변호사 : 정치자금법?
이화영 : 아니, 자기가 댔다는 어떤 그런 주장을 하고, 또 뭐 저한테도 또 따로 또 어…뇌물로 또 더 줬다. 뭐 현금 더 줬다. 언론에 이미 난, 난 내용들인데. 이런 것들을 이제 얘기할려고 하는….
변호사 : 첫번째, 두번째는 내가 들어보니
이화영 : 예
변호사 : 이 재판과 똑같이 한도 끝도 없이 논란만 벌어질 그런…터뜨려도 이미,
이화영 : 그러니까 그거를 터뜨리지 말아야지
변호사 : 아, 그러니까 이미 다 나왔어.
이화영 : 많이 나왔어요?
변호사 : 변호비 대납 나왔고, 거기 플러스 조금 구체적 얘기를 더 할 수도 있겠지요. 로비를 했다.
이화영 : 아니, 그게 변호사님 생각하고 좀 달라요. 제가 좀 내용을 알아요. 그걸 과정을 좀 알아요.
변호사 : 그러니까 이게 이제,
이화영 : 예
변호사 : 그…
이화영: 지금 사실은 굉장히 두려워요.
변호사 : 어…. 그게 이제 그러면 최악으로 가정해 봅시다. 어떤 팩트가 있었을까. 이제 변호사비를 대납해 줬어. 응? 그다음에 어…. 변호사비 이제 대납하면 뭔 죄인가?
이화영 : 아니, 그거 말고 또 법원 로비.
( 2일 청문회서 공개된 일부 녹취록)
녹취록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는 변호사에게 "(김성태가) 이재명 (당시)지사의 재판을 도와줬다는 것(을 폭로하려 한다)"고 말합니다.
김성태 전 회장이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조정식 민주당 의원 등이 연관된 이 대표 지원 조직 '광장'에 돈을 댔다고 주장한다고 언급합니다.
변호사가 이에 "이미 다 나온 얘기 아니냐"고 하자, 이 전 부지사는 "변호사님 생각과 좀 다릅니다, 제가 내용을 압니다"라며 "사실은 굉장히 두렵다"라면서 김성태 전 회장의 폭로를 우려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만약 이 같은 발언이 사실이라면 당초 이재명 대표가 "내의 사 입은 것 빼고는 쌍방울과의 인연이 없다"고 언급한 것과 배치되는 만큼 검찰이 수사를 다시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오늘 '변호사비 대납'에 대해선 청탁금지법 위반, '법원 로비'는 청탁금지법 위반, '조직에 돈을 댔다'는 불법 기부 의혹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겁니다.
■ 녹취 출처 놓고 공방…민주당 "검찰과 유착" vs 국민의힘 "변호사 녹음이 불법"
해당 녹취 공개에 이화영 전 부지사는 '짜깁기'라며 입수 경위를 문제 삼았습니다. 김성태 전 회장이 거짓말로 협박한 것에 대해 걱정했던 걸 왜곡했다는 얘기입니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도 4일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파일은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사가 재판 증거로 법원에 제출한 자료였다"며 주 의원과 검찰의 유착이 아니냐고 주장했습니다.
주진우 의원은 민주당이 검찰 출신인 주 의원이 녹취록을 입수한 경위를 문제 삼고 있는데 대해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대화를 몰래 녹음해 공개한 것이 훨씬 불법"이라며 "어쨌든 이 전 부지사가 스스로 법적 증거로 제출했기 때문에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이 당연히 인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파일 출처에 대해선 "국회에서 제보받아 내용을 공개할 때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게 관례"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이재명 대표 등 고발에 대해 "검찰의 사건 조작이라는 본질을 물타기하려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서 "이재명 대표 저격으로 '물타기 국감'으로 끌고 가려 한다"며 "그렇게 한다고 조작 녹취록, 조작 수사라는 사건의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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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연 기자 (nich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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