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토끼 다 잡아야”…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화장품’ 유통권 선점 행보

신세계인터내셔날 청담 사옥 / 사진 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패션·뷰티 브랜드를 잇따라 단독 확보하며 수익창출에 나서고 있다. 과거 독점 유통하던 명품 브랜드 셀린느와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인기 브랜드 공백의 여파가 아직 이어진다는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브랜드를 선점해 차별화된 콘텐츠로 경쟁력을 높이고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의류 명품 브랜드 ‘피비파일로(Phoebe Philo)’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국내에 유통하는 수입 사업을 진행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다음 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피비파일로의 단독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피비 파일로는 셀린느에 몸담았던 유명 패션 디자이너로 지난 2018년까지 10년 동안 활약했던 셀린느를 그만두고 지난해 10월 자신의 이름을 딴 컬렉션을 출시했다. 당시 피비파일로의 첫 번째 컬렉션은 판매 당일 제품의 90% 이상 판매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피비파일로는 올해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파트너로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할리데이비슨의 아시아 라이선스를 확보하며 브랜드 차별화를 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27일 자체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와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할리데이비슨 컬렉션스’ 공식 브랜드관을 열고 판매를 시작했다. 할리데이비슨을 통해 120년 전통의 바이크 문화를 패션과 접목한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만들고, 주요 고객층인 2030세대를 공략해 최근 부진한 의류사업의 실적을 제고할 방침이다.

부업 '화장품' 사업 효자 노릇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이 1조3543억원, 영업이익 4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8%, 57.7% 감소한 수준이다. 2022년 12월 독점 전개하던 셀린느와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브랜드 공백의 여파가 아직 이어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올해 2분기에도 영업이익은 1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209억원으로 3.9% 줄었다. ‘패션 부문’의 부진이 실적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꾸레쥬, 리포메이션, 뷰오리, 판가이아, 메모파리, 쿨티, 힐리 등 7개 브랜드를 연달아 론칭했지만,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화장품 사업이 본업의 부진을 메우는 모양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 상반기 ‘코스메틱’ 매출은 202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821억원) 보다 11.26% 증가했다.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부문의 매출이 올 상반기 420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575억원) 대비 8.04%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상황이 이렇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화장품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단순히 ‘유통권’만 들여오는 수준을 넘어 이달 8일 ‘어뮤즈’ 지분 100%를 713억원에 인수하며 일본 시장 공략까지 나선 상태다. 어뮤즈는 2017년 스노우가 선보인 비건 웰니스 뷰티 브랜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일본·미국 등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매출 3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368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코스메틱 부문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화장품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점차 늘리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것”이라고 말했다.

주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