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미소와 독보적인 무대매너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그녀는 어느 순간, 연예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2000년대 초반,
독특한 그룹명과 귀에 감기는 멜로디로 사랑받았던 가수 자두.
‘김밥’, ‘잘가’, ‘대화가 필요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던 그녀이기에, 무대 위에서의 존재감만큼이나 갑작스러운 공백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녀가 사라진 이유는 단순하지 않았다.
소속사와의 분쟁, 사기로 인한 전 재산 피해,그리고 뒤따른 우울증과 알코올 의존.
한때, 연예계에서 가장 밝아 보였던 얼굴은 조용히 가장 어두운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
친구 소향과 윤은혜의 위로,
그리고 가까운 이들의 진심 어린 응원 덕분에 조금씩 마음을 추스르며 세상과 다시 연결되기 시작했다.

삶의 전환점은 또 다른 곳에서 찾아왔다.
2013년, 재미교포 목사와의 결혼을 통해 그녀는 화려함 대신 조용한 믿음의 길을 선택했다.
대중가수가 아닌 CCM 가수로,무대보다 교회와 가정에 집중하는 일상을 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0년,
남동생이 세상을 떠나는 큰 비극이 찾아왔다.
그날 이후, 자두는 조카 넷의 고모이자 사실상 두 번째 엄마가 되었다.

TV조선 <퍼펙트 라이프>에 출연한 자두는 이렇게 조심스럽게 현재의 삶을 털어놓았다.
“아이 없는 저희 부부가 조카 넷을 키우고 있어요.”
14세부터 6세까지.
각기 다른 나이의 네 아이들은 그녀에게 때로는 고모, 때로는 엄마, 때로는 아빠의 역할을 원했다.
조카의 운동회에 ‘김밥’에 맞춰 응원하며 뛰는 SNS 영상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아이 계획은 없어요.조카들 뒷바라지하며 살려고요.”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화려했던 무대를 내려놓은 대신장난감 소리와 웃음소리로 가득한 집을 선택했다.
자두는 “조카들은 내게 주어진 축복”이라고 표현했고,그 책임감은 어느 누구보다 깊고 단단해 보였다.
결혼 11년 차,
여전히 조용하고도 분명한 사랑으로 그녀는 가족을 지키고 있다.

한 사람의 죽음은 한 가족의 구조를 바꾸기도 한다.
자두는 그 변화 앞에서‘내 아이’가 아닌 ‘사랑하는 아이들’을 품기로 했다.
그녀는 스스로를 “엄마 같은 고모”라고 말한다.
이제 자두라는 이름보다,
그 삶이 전하는 울림이 더 오래 기억될지 모른다.
출처= 이미지 속 표기, 자두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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