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그렇게 올리더니..지프 랭글러 판매 급감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별다른 옵션 추가나 연식 변경 없이 팔던 차량 그대로 가격을 올리는 업체가 속속 등장한다. 이런 현상은 국산차 보다는 수입차 업체에서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게 인기 차종인 지프 랭글러다. 최근 몇 년간 인상 폭이 가장 큰 차 중 하나다.

현재 시판 중인 랭글러 루비콘 4도어는 2018년 나왔다. 출시 당시 5740만원에서 현재 1990만원이 올라 7730만원이 됐다. 루비콘 파워탑 모델은 이번 인상으로 무려 8080만원이 됐다.

모델에 따라 인상 폭이 상이하지만 전체적으로 30% 이상이 오른 셈이다. 통상적으로 제조사들이 풀모델체인지를 하면서도 10% 인상에 그친다. 랭글러는 풀체인지는커녕 부분변경도 거치지 않았다. 배터리가 차량 가격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전기차와 달리 랭글러는 100% 내연기관 차량이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30%가 넘는 가격 인상은 일반 소비자도 납득하기 어렵다.

22년형 지프 레니게이드

지프는 국내에서 지난해 2년 만에 1만대 판매 클럽에 재가입했다. 올해는 가격 인상이 심화한 여파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랭글러는 2019년 2181대, 2020년 2813대, 2021년 3127대를 팔며 지프 전체 물량의 30%를 담당했다. 올해는 8월까지 1492대를 파는 데 그쳤다. 다시 2019년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지프 전 라인업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지프는 작년 하반기부터 그랜드 체로키L, 레니게이드, 컴패스 등 신차를 대거 출시하며 라인업을 보강했지만 1~7월 3706대에 그쳤다. 올해 1만대 클럽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

결국 할인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최근 수입차 업계에서 신차 할인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가격 인상이 부담스러운 업체들은 할인을 없애기도 한다. 랭글러는 450만원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 7월에는 이례적으로 즉시 출고 이벤트를 시행하기도 했다. 랭글러뿐만 아니다. 작년 출시한 그랜드 체로키L도 차량 가격에서 최대 9%를 빼준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면서 1000만원 넘게 올렸던 컴패스는 출시 두 달 만에 20% 할인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기존 모델 가격으로 회귀했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면 가격 인하를 기대할 수 있을까. 가격 인상에 선봉장이었던 테슬라는 가격 인하를 단행했던 바 있다. 최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잡히면 신차 가격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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