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최근 인터넷에 빠르게 퍼진 글인데 핵심은 2050년 지구의 빙하가 모두 녹고 산호가 사라질뿐 아니라 대형 산불과 가뭄, 폭우까지 이어질 거라는 경고다.

이거 말고도 유엔이 경고했다며 2050년 지구에 종말이 찾아온다는 주장은 쉴 새 없이 퍼지고 있다… 유튜브 댓글로 “지구가 2050년 종말한다는 속설은 사실인지 취재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왜 하필 2050년일까. 2050년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탄소 중립 그러니까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목표 연도다. 2050년까지 인간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은 최대한 줄이고 대기중 온실가스 흡수량을 늘려 탄소 순 제로(net-zero)에 도달해야만 지구를 지킬 수 있다는 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주장이다.

그런데 2050년은 전혀 예상치 못하게 지구멸망설의 소재로 사용됐다. 탄소 배출에 책임이 큰 주요국들이 성의를 보이지 않자 유엔 사무총장이 열받아서 한 마디한 게 배경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해 9월 유엔의 글로벌 감축목표 보고서 발표와 함께 “이대로 간다면 지구가 산업화 시대보다 2.7℃ 뜨거워지는 대재앙의 길 위에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었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에 실패하면 지구에 대재앙이 올 수 있다’는 경고메시지가 ‘2050년 지구가 멸망한다’는 속설로 변해 전 세계 인터넷에 퍼진 것.

그럼 정말로 2050년 지구는 멸망할까. 관련해 기후 변화 문제를 다룬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의 저자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 교수의 설명은 이렇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 교수
"분명한 것은 지구는 멸망하지 않는다는 거죠. 2050년 탄소 중립을 지켜내지 못하면 마치 지구가 멸망할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좀 너무 과장된 얘기인 것은 분명하고요. 과학자들이 실제로 지구가 어느정도 더워지면 인류가 멸종할지는 어느 정도 답을 알고 있어요. 지구 온도가 약 5~6℃ 정도 지금보다 올라가면 남극의 빙하가 다 녹아버리는 온도거든요…”

남극 빙하가 다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태양 에너지 반사가 줄어 인류가 버틸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김백민 교수의 설명을 토대로 정리하자면 ① 산업화 시대 이전과 비교해 지구 기온은 이미 1.15℃가 올랐고 ② 파리기후협약은 이를 1.5에서 2℃ 이내로 억제하자고 했으며 ③ 과학자들이 바라보는 인류 멸종이 가능한 온도 상승은 5~6℃ 정도라는 것.

그런데 기후변화 전문가들이 계산한 2050년 기온 상승 최대치는 2.5℃ 정도이기 때문에 일단 2050년에는 지구가 멸망하지도, 인류가 멸종하지도 않을 거라는 얘기다. 사실 2050년은 파리기후협약이 탄소 중립 목표를 위해 설정한 임의의 연도일 뿐 2050년에 지구가 멸망할 거라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

참고로 특정년도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지구 종말론은 이전에도 계속됐다. 앞서 세기말 공포가 퍼졌던 1999년 버전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근거로 천체의 별 또는 행성이 일렬로 정렬하면 지구가 멸망한다는 것이었고, 2012년 버전에서는 마야 달력의 13번째 주기가 끝나며 태양 흑점의 증가로 지구 자기장이 변화해 화산 폭발과 지진으로 종말이 올 거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지구 종말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자꾸 지구 종말론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걸까?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 교수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이슈인데 왜 이렇게 해결이 안 되는 거냐에 대해 너무나 갑갑함을 느끼는 거죠. 어떻게든 이 사람들을 설득해서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다 보니 약간 과하게 메시지를 던지는 게 아닌가…”

김백민 교수는 이런 지구 종말론이 오히려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화를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 교수
“멸망론들의 맹점이 뭐냐면 합리적인 대응을 방해하는 데 있어요. 솔직히 탄소를 2050년까지 제로로 만들자고 하면서, 도대체 우리가 탄소를 얼마나 어디서 누가 어떤 기업이 많이 쓰고 있는지 이런 데이터가 하나도 없어요. 멸망론이라든지 조급함이 많은 것들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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