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년생 백혈병 발병 1주년 후기

조회 332025. 3. 4.

아등바등 살아있는 게 유머라서 유머 탭/ 다른 환자분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은 강조 표시를 할테니 그 부분만 보셔도 됩니당.

pc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선 3줄 요약

-발병 확진 당시 교수님께 1주일 넘지 못 할테니 마음 정리 하라는 소리 들음. 하지만 살았죠 ^^7

-간병인 보험, 암 보험, 종합보험 들기. 자기 보험 다시 한 번 더 확인하기!

-아플 때는 절대 운동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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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암 발병 증상

2024년 1월 열심히 일하던 24살의 저는 회사 건강검진 당시 혈소판이 부족하다는 결과를 받게 됩니다(쉽게 말하면 피가 없음). 그래서 2월 초 다시 한 번 재검을 받았는데 결과는 더 안 좋아져서 남들보다 50%가 부족하다는 결과를 받습니다.( 일반 성인 기준 14만 리터, 저는 6만 리터) 

하루빨리 대학병원 가서 정밀 검진 받으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별 일 없겠거니 하고 그냥 지냈습니다. 다만 2월 20일 부터 몸에 심각한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1)단순 빈혈이라기엔 너무나 심각한 어지러움증. 2) 쉽게 생기는 멍 3) 피부가 창백해짐.

보통 증상이 아니라 생각해 건국대학 병원에 진료를 접수했습니다.

2)암 발병 확진

건대 근처에 여친이 있었기에 그저 쉬는 날이었던 3월 4일 병원에서 진료받고 여친이나 만나야지 라는 가벼운 생각을 가지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1시에 채혈 후, 간단한 검사를 받았습니다. 채혈 결과는 2시간 뒤에 나온다 길래 유튜브나 보고 있었습니다. 

3시쯤 간호사가 채혈 수치가 이상해서 잠시 더 정밀 검사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여친에게 가볍게 나 뭐 암걸린거 아니냐고 웃으며 장난치며 시간 보내다 4시 반에 교수님께서 호출하셨습니다. 네 뭐..결과는 백혈구 수치 2만3천(정상인 1만 이내), 면역력 수치 1천(정상인 2만),혈소판 9천(정상인 14만). 상황이 심각하여 즉시 입원을 권고 받았습니다.  정확한 병명은 급성 백혈병 4기 입니다.

꿈인가 싶었지만 우선 여자친구 만나고 오겠다고 한 뒤 6시에 입원하기로 했습니다. 병원 계단에서 울면서 부모님께 소식 전하고 여친과 만나서 써브웨이 샌드위치 하나 포장해서 입원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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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치료 경과

무균실이라 불리는 곳에 입원해서 집중 치료를 받습니다. 젊은 남자라서 그런지 남들보다 4배 함량 높은 항암약물 치료를 받았습니다. 항암약물 주사 맞고 1주일 이내 머리털이 다 빠집니다. 다른 털은 안 빠집니다. 치료 3주차에 골수 검사를 합니다. 제 유전자를 분석하고 향후 치료 과정을 결정하는 방향입니다. 아픕니다. 

유전자를 종류별로 분류한 카테고리가 있는데 제 유전자는 조혈모이식수술을 안해도 되는 유전자였습니다.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확률은 0.1%입니다. 1달 치료하고 5일 정도 집에가서 휴식하고 다시 입원해서 치료받고 또 휴가 나오는 식의 치료를 5번 했습니다.

4) 패혈증과 중환자실 

이때 죽기 직전까지 감. 5월 달 항암 약물주사 맞으면 1주일 후 모든 면역력 수치가 0으로 수렴합니다. 밭갈이 마냥 일단 싸그리 엎고 다시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다만 면역력 0일때는 무균실에 들어갔어야 하나, 당시 의료진 파업으로 다른 병원의 환자가 많이 오는 바람에 저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심심했던 저는 운동을 하겠다면 스쿼트 50개 복근운동을 했습니다..다음날 9시 극한의 추위를 느끼며 일어납니다. 정신이 희미해지며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겨우 화장실을 들린 후 침대에 누우며 옆에 계신 도우미 여사님께 간호사를 불러달라 말했습니다. 간호사 누나가 오기까지 잠시 눈이나 붙일 겸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2개의 꿈을 꿉니다.

죽기 싫다며 난동을 부리는 꿈과 간호사 누나들이 제게 달라 붙어 진정시키는 이상한 꿈을 꾸며 눈을 확 떴습니다. 눈앞에는 낯선 천장과 12시를 알리는 시계, 병원 보안요원 형들, 아버지가 보였습니다. 제 손과 발은 줄에 묶여 포박당한 채로 온갖 바늘이 꽂혀있었습니다. 꿈인지 현실인지 전혀 분간이 안되며 극한의 공포를 느낀 저는 아버지께 꺼내달라며 소리를 지르고 몸부림 쳤습니다.

이때 보안요원 형들 중 한명의 손을 깨물었다가 이마 한 대 맞은 기억이 나네요. 정신을 완전히 차린 후, 상황을 파악하니 제가 섬망 상태에 빠졌었다네요. 혈압 200, 온도 41도 찍고 혈관주사를 멋대로 뽑아 온갖 피범벅 상태에서 난동을 부렸답니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178cm, 85kg의 환자를 제압하려 간호사 누나 10명이 달려들었지만 실패하고 70넘은 교수님도 도왔지만 또 실패해서 결국 보안요원 형 4명이 긴급하게 와서 제압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암환자 남자도 제압이 힘든데 정상 상태의 남자 1명을 제압하려면 여자들로는 어림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됐든 증상은 패혈증이었고 1주일 동안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됩니다. 지옥입니다. 절대 여기는 가지 마세요. 3일 동안 손과 발이 묶인 채로 시계만 쳐다봤습니다. 하루 중 20시간을 그간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되고 나머지 4시간은 자다가 깨고 또 자다가 깨는 방식으로 보냈습니다.

원래는 중환자실에서 환자가 핸드폰 사용하는건 금지되지만, 제가 젊어서인지 5일 날 핸드폰을 돌려받았습니다. 대소변은 기저귀와 소변줄을 찬 채로 해결하는데..만약 안락사가 있었다면 저는 이때 죽음을 택했을 겁니다. 삶이 죽음보다 더욱 고통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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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치료 끝

5차례에 걸친 항암 치료가 끝나며 더이상의 입원치료는 필요없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2달에 한 번 씩 병원에 와서 채혈을 하며 이상이 없는지 확인만 하는 식으로 바뀌게 됩니다. 저는 남들보다 젊고, 운이 좋아서 빠르게 항암치료를 끝내고 지금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다만 보통의 환자들은 2~3년을 입원합니다. 특히 노인분들이나 여성의 경우(젊더라고 한들) 그들이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약만 투여하기에 치료 기간이 늘어납니다. 보통 노인과 여자가 50mg의 항암약물을 쓴다면, 저는 200mg썼습니다. 부작용 심합니다. 아프고 토하고 열나고 미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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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말

여자친구와는 안 헤어졌고 올해로 4년 째를 맞이했습니다. 아마 2년안에 결혼할 거 같습니다. 

저의 암 발병 원인은 코로나 백신 부작용이 강하게 의심된다고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유전력도 없고 무엇보다 3년간 백신 접종이후 20대 암환자가 1만명 가량 늘었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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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치료비

약 6개월간 입원비, 치료비, 간병비 다 포함하면 4천만원 나왔습니다. 다행히 메리츠 및 실손 보험에서 대부분 충당하고 오히려 돈을 충분하게 받았습니다. 그 돈은 제 용돈해서  중국 주식 3배 레버리지 땡겼다가 날렸습니다. 시발

여러분 보험 꼭 제대로 드세요. 다시 한 번 더 확인하시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세요. 저는 그나마 6개월 간 짧게 하고 나왔지만 1년 2년 3년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록 병원비는 늘어납니다. 보험이 없다면 보통의 가정은 견디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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